[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데이비드 허프없이도 LG 트윈스는 분명 잘 나갔다. 그래도 복귀를 염원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양상문 감독은 2군 자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허프와 임정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2군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매일 체크도 하고 보고도 받고 있다"면서 "허프와 임정우도 나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1군 등록 시점에 대해선 명쾌하게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날짜를 어떻게 딱 말씀드리기가 애매한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언제 올린다는 것은 조금 빠르고 공을 던지는 경과와 스케쥴을 좀 더 봐야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만난 송구홍 단장은 "임정우와 허프가 10일 안에 무조건 돌아온다"고 말했지만 양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인 셈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허프가 빠진 동안 LG의 성적은 괜찮았다. 양상문 감독도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이보다 본질적인 부분을 봤다. 그는 "사람이라는 게 역시 심리적으로 좋은 선수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허프의 존재감이 선수단 전체에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양 감독의 말처럼 허프의 존재감은 각별하다. 그는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5월 12일부터 등록이 말소된 7월 9일까지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8 3승4패를 기록했다. 6게임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질 높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6월에는 단 1패도 기록하지 않으며 3승을 따냈다. 7월엔 조금 좋지 않았지만 부상 직전 경기였던 KIA 타이거즈와 경기서 7이닝 동안 7삼진(4실점)을 앗으며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기록 면면으로 보면 오히려 좋았다. 허프가 말소됐던 지난달 10일 이후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3.82였는데 이 기록은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그가 없는 동안 13승을 거뒀는데 이 또한 두산 베어스(14승)에 이은 리그 2위의 기록이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은 1.16으로 리그에서 가장 좋았다.
여기에 타선까지 폭발했다. 같은 기간 동안 LG 팀 타율은 3할1리로 리그 전체 3위에 올랐다. 홈런도 26개로 SK 와이번스와 공동 2위에 올랐고 득점도 3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허프가 무릎 부상에서 복귀했던 5월 12일부터 7월 9일까지의 기록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LG 마운드는 이 기간 동안 팀 평균자책점이 5.08이었다. 리그 3위에 해당하지만 높았다. 승리도 17승으로 적었다.
전적으로 타선의 부진 탓이 컸다. LG 타선은 이 기간동안 225득점을 기록했다. 리그 9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팀 타율은 2할9푼으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홈런은 29개로 같은 기간 KBO리그 최하위였다.
허프가 없는 기간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허프가 없기 때문에 LG 선수들이 더욱 힘을 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
이날 경기서 LG는 선발 임찬규의 난조로 4-11로 패했다. 5경기에서 64안타를 뽑아내며 힘을 냈던 타선도 이날은 9안타를 치고도 3점에 그쳤다. 6연승 도전도 결국 멈춰야했다.
물론 허프의 존재와 이날 패배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때 허프의 존재는 후반기 더 높은 곳으로 치고 가야하는 LG에게 심리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허프의 존재감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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