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초록창' 근처에도 가지말라고 하죠"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의 기록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끈 박용택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1위 KIA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는 기쁨 그리고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2천200안타 달성 동시에 KBO리그 사상 첫 6년 연속 150안타 등 세 가지 즐거움이 동시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6년 연속 150안타는 전인미답의 기록. 누구도 밟아본 적 없는 고지를 점령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그러나 박용택은 "요즘 같이 게임수가 많은 상황에선, 팀의 중심타자라면 당연히 쳐아하는 기록이다. 의미가 없다"고 일언지하에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나이에 그렇게 치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함은 가지고 있다"며 꾸준함에 좀 더 의의를 뒀다.
꾸준하게 잘 치는 것. 말은 쉽지만 실현해내기는 쉽지 않다. 베테랑 박용택은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는 표본이다.
올 시즌 성적만 봐도 그렇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시즌 타율 3할5푼(431타수 151안타) 11홈런 73타점 68득점. 타율은 LG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노장으로서가 아니라 팀의 주축선수로 제구실을 해주고 있는 그다.
물론 팀에서 가지는 상징성과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린 선수들을 챙기는 것도 그의 몫이다. 특히 최근 LG는 어린 선수들의 부침이 심했다. 박용택은 팀의 최고참으로서 젊은 선수들이 가지고 있을 부담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선수들을 전부 불러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선수들을 보면 '주눅들지 말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우리 팀의 어떤, 누가 지금 이 성적보다 잘한 적이 있었느냐. 또 이것보다 잘할 수 있느냐"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러면서 "우리 팀엔 그런 선수가 없다. 지금 이 모든 것이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성장할 어린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또 다른 조언도 있었다. 풍문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는 "미디어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일이지만, 안 좋아지만 이야기가 너무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어린 친구들에겐 '팀이 어려울 땐 인터넷 기사 근처도 가지 말라'고 한다. '초록창' 있지 않나. 갑자기 스포츠면 넘어갔다가 (안 좋은 기사가) 눈에 띄면 정신적으로 압박감이 올 수 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어 "저번주에 우리 팀이 많이 안 좋았는데 이번주에 어린 친구들 연습하는 것 보니까 표정이 좋았다.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게임했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말이 선수들에게 전달된 것일까. 이날 경기에선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보탬이 됐다. 25살의 유강남은 2회 결승 12호 홈런을 터뜨렸고 포수 마스크를 끼고는 헨리 소사의 812일만의 완봉승을 합작해냈다. 문선재 안익훈도 멀티히트를 만들었고 강승호도 멀티히트와 2루수로서의 제구실을 해냈다.
여기에 3안타 경기를 만들어낸 베테랑 정성훈과 박용택의 기록까지 더해지며 이날 LG는 완벽한 신구조화를 이뤄냈다. 5위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 차를 1게임으로 좁히면서 다시 한 번 가을야구로 가는 치열한 경쟁에 기름을 붓게 됐다. 정신적 지주와 타선의 핵을 도맡고 있는 박용택의 존재가 이렇게 크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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