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故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가 '뉴스룸'에 출연해 최근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답했다. 하지만 의문이 풀리기는 커녕 더욱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딸 김서연 양과 남편 김광석의 사망 정황, 특히 서연 양의 사망 신고 시기와 저작권 공방 판결 시기의 연관성 등에 대해 서씨는 마치 준비한듯한 요지의 답변들을 반복해 말하며 의혹을 더욱 부풀렸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가수 故김광석의 부인이자 최근 사망 사실이 밝혀진 딸 故서연 양의 어머니 서해순씨가 출연했다. 그는 두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들에 대해 묻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서씨는 때로 얼굴에 미소를 보이고 한숨을 쉬는가 하면 손 앵커의 질문에 "뒷조사를 하셨냐"고 되묻는 등 눈에 띄는 태도들을 보였다. 풍부한 제스처를 곁들이며 답하는 모습도 시선을 끌었다.
딸 사망 사실을 숨긴 이유에 관련한 질문들에는 "경황이 없었다"는 답을 연이어 했다. 저작권 관련 법원 판결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망 신고를 미룬 것은 아닌지 묻는 질문에는 변호사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반복해 언급했다.
인터뷰에서 서해순씨는 10년 전 이미 고인이 된 김서연(김서우) 양의 사망 사실을 숨겨온 이유에 대해 먼저 답했다. 서씨는 "올해 딱 10년 되는 해다. (딸이) 겨울에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나이는 17세였고 장애가 있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 아침에 데려다주기도 하며 몸이 안 좋은 아이로 키웠다. 자다가 물을 달라고 한뒤 쓰러져 병원에 데려갔는데 갑자기 사망이라 해 너무 놀라고 황당하고 상황이 그랬다"고 말했다.
당시 가족들에게도 딸의 사망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묻자 그는 부친상을 당한 후 가족과도 사이가 소원해진 상태라 경황이 없었다는 답을 내놨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는 손 앵커의 첨언에도 불구하고 같은 요지의 답을 이어갔다.
그는 "아버지가 4월에 돌아가시고 형제들과 사이가 안 좋았고, 소송이 안끝나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며 "알린다는 게 겁도 났고 언제 기회가 되면 알린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우 엄마들에게 '아이가 이렇게 됐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다음 다음날이 방학,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에 조용히 보내는 것으로 하고 장례식을 치렀다"고 말했다.
딸의 죽음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이유를 '경황 없음'이라 재차 설명한 서씨는 "남편 잃고 아이 혼자 키우고 외국을 다니며 살고 있었고 다시 한국에 온 상황이었는데 혼자 (아이를) 데리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식구들이 소송으로 힘들었을 때 서우를 봐 주는 면이 필요했는데 서우 케어가 너무 힘드니 식구들과 소원해졌었다"고 말했다.
"알리지 않고 싶었다. 정말 그랬다"고 답을 이어간 그는 "아빠 친구들에게 알리는 것도 너무 그랬다. 전화를 해서 '그렇게 됐다'고 하기에 아빠 친구들도 없었고 상주 혼자 서우의 부조를 받는 게 그렇더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서씨는 "일부터 속인건 아니지만 시댁에 알릴 계제도 없었다"며 "시댁도 서우를 한번도 안 찾았고 안부도 묻지 않았다"고 자신의 입장을 강조했다.
딸의 사망신고를 저작권 관련 대법원 판결 이후로 미룬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질문받자 서씨는 '변호사로부터 이미 판결이 됐다고 들었다'는 내용을 반복해 답했다. 딸이 피고인으로 함께 포함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리한 판결을 위해 사망신고를 미뤘다는 의혹에 대해 서씨는 "아니다. 그건 시간 상 맞지 않다. 대법원 판결 이미 났을 때라고 변호사에게 들었다. 다시 확인하겠다"고 모호한 답을 남겼다.
사망 신고가 늦어 과태료를 냈다는 당시 정황도 덧붙였다. 그는 "늦게 한 것 같다. 과태료 낸 것 보니 6개월인가 지나 집에 이런게 날아왔다"고 말했다. 손 앵커는 "보통 사람 경우라면 딸이 사망했는데 과태료를 낼 때까지 사망 신고를 안하고 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문을 표했지만 서씨의 답은 일관됐다.
그는 "빨리 사망신고 했어야 하는데 경황도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가졌던 장애에 대해 다시 언급하며 "10년 전 이야기고 장애우가 죽은 부분이라 힘들다. 장애우 키워보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장애우 엄마 마음들은 꼭 그래서가 아니고 아이가 그렇게 되니까"라고 말하며 논지를 벗어난 답을 했다.
이날 손 앵커는 서씨의 남편이었던 김광석의 사망 당시 의혹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그는 고인이 자택에서 목을 매고 쓰러진 모습을 직접 발견했던 때를 떠올리며 "다시 조사서를 봤더니 서우 아빠가 누굴 만나고 오셔서 거실에서 맥주 한 잔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나는 방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우 아빠는 음악을 들으러 늘 방에 들어가니까"라며 "제가 잤으면 아침에 발견됐을 수도 있지만 (깨서) 방에서 나오니 안보여 층계 옥상 올라갔는데 기대 있고 힘이 없더라. 술을 마셨나 했는데 줄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신고가 50분 가량 지체됐다는 지점을 손 앵커가 언급하자 그는 "살아있는 줄 알고 응급 조치를 했다. 50분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고인과 서씨 둘만이 거실에 머물렀다는 내용과 달리 서로 다른 담배 두 까치가 탁자에 놓여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자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알리며 “그럼 누가 오셨었나, 새벽에?"라고 되물어 의아함을 안기기도 했다.
30여분 간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서 남은 것은 여유로운 표정과 대비되게 내내 횡설수설하던 서씨의 답변 뿐이었다. 시간 대비 유효한 답변 내용이 현저히 적은 인터뷰였다. 그의 남편과 딸, 두 고인의 죽음에 얽힌 의혹들이 좀처럼 해소될 수 없었던 이유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