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아르곤' 김주혁이 스스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팩트와 진실을 밝히는 엔딩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부터 가습기 살균제 사건까지 대한민국의 씁쓸한 자화상을 담은 드라마. 적폐를 이야기 했고 언론의 책임감을 이야기 했다. 마지막까지 묵직한 울림과 깊은 여운을 남긴 '아르곤'에 시청자들의 시즌2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26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연출 이윤정, 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마지막회에서는 미드타운 사건의 진실을 쫓던 김백진(김주혁 분)이 과거 선입견으로 팩트를 보지 못했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진실을 밝히는 결말이 그려졌다.
당시 김백진은 양호중과 윤덕수가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확신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양호중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증거를 김백진에게 보냈다. 그러나 김백진은 아내가 시민단체를 설득하러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사적인 감정으로 사실 확인도 없이 후속 보도를 하지 않았다. 미드타운 인허가 비리를 보도하면 3년 전 자신의 치명적 실수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에서 김백진은 취재와 보도를 강행했다. 하지만 HBC를 비롯한 타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조차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김백진은 수상이 예정돼있던 언론인상 시상식에서 모든 사실을 밝혔다. 이를 마지막으로 ‘아르곤’을 떠난 김백진은 끝까지 진정한 언론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아르곤'은 마지막회까지 거짓보다 팩트가 강함을 보여줬다. '아르곤'이 찾아낸 팩트가 언론인으로 살아온 20년의 삶을 부정하게 될지언정 김백진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신념을 끝까지 지켰다. 동료 김백진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든 방송을 막아보려 했지만 김백진에게서 기자로서의 숙명과 진심을 깨닫고 다른 방송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려 했던 ‘아르곤’ 팀원들의 모습도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이어졌다.
김백진과 이연화의 끈끈한 신뢰도 감동을 더 했다. 김백진은 모든 짐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기자로 이연화를 택했고, 이연화는 자신의 기사로 김백진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 김백진은 "너 나 때문에 기자가 됐다고 했지. 네가 기억하는 내 마지막이 기자다운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연화를 다독였다. 그 마음을 알기에 이연화도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최종회답게 극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묵직하게 담긴 명대사가 곳곳에서 터졌다.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은 언제나 아픈 소리를 낸다"는 말은 언론의 무거운 책임을 대변했다. "벌써 세상은 모든 걸 잊은 채 그러려니 돌아가고 있다. 미드타운이 세상 하나뿐일까? 사회의 안전장치가 전부 고장 나있는데. 나를 해치는 기사라고 덮어버린다면 우리 역시 영원히 망가진 그 시스템의 일부일거다. 우리 그렇게 되지 말자"는 일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유효한 메시지였다.
8부작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치열한 삶을 그린 작픔이다.
공교롭게도 공영방송 KBS와 MBC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4일, '아르곤'이 첫방송 됐다. 팩트와 진실을 보도하려는 기자, 출세에 눈이 먼 보도국 국장, 인정받지 못하는 계약직 기자의 이야기는, 자신의 일터가 아닌 피켓을 들고 투쟁 중인 이들과 겹쳐졌다. 건물 붕괴 대형 참사는, 분유 사건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발암 물질 생리대 사태를 떠올리게 했다. 여기에 권력을 가진 정재계와 언론의 유착 등 드라마 현실과 꼭 닮아있는 '아르곤'은 보는 내내 시청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이같은 사건 속에서 극적인 전개보다, 진실을 쫓아가며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지고, 언론의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아르곤' 팀의 묵묵한 행보는 시청자들에 따뜻한 울림을 선사했다.
'아르곤'은 '아르곤'과 HBC를 떠나는 김주혁, 정식 기자가 된 천우희의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참된 언론인을 보여줬던 두 사람, 그리고 '아르곤' 활약이 계속 보고 싶은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시즌2는 제작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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