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영화 '김광석'의 후폭풍이 거세다. 가수 故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담은 이 영화의 개봉 후 그의 딸 故김서연 양의 사망 사실까지 뒤늦게 밝혀지며 더욱 큰 파장이 일었다. 고인 김광석이 시대를 풍미한 가수였을 뿐 아니라 사망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인만큼 그와 그 가족을 둘러싼 새로운 사실들은 연일 주요 방송사 뉴스에까지 보도되며 초미의 관심을 얻었다.
지난 8월30일 개봉한 영화 '김광석'(감독 이상호, 제작 씨네포트)의 영제는 '수어사이드 메이드(Suicide Made)'다. 해석 그대로다. 자살로 알려졌던 그의 사인이 조작된 것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영화 전반을 흐르는 정서다. 영화를 연출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영화 개봉 후에도 보도를 통해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을 제기했다. 그 중심에는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가 있었다.
김광석 사인을 향한 의심, 서해순씨를 그 의혹의 중심에 둔 시각은 이들의 딸 김서연 양이 지난 2007년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짙어졌다. 인접저작권 재판에 얽혀있던 서씨의 입장, 딸의 사망을 알리지 않았던 정황 등이 파장을 불러모았다.
고발뉴스는 서연 양의 죽음과 관련된 소식을 보도하면서 당시 서연 씨가 故 김광석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서해순 씨와 갈등이 있었고, 서해순 씨는 그동안 딸의 소재를 묻는 지인들에게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광석의 가족들은 서연 씨의 죽음과 관련, 관할 경찰에 정보공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상호 기자는 지난 21일 기자회견도 열었다. 서연 양이 타살된 의혹이 있고, 모친 서해순 씨가 저작권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판부에 서연 양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는 "서해순이 영화 '김광석'을 고소하지 않고 숨은 이유는 공소시효가 끝난 김광석 사건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서연양 타살의혹의 진실이 드러날까 두러워서였고, 더 두려운 건 그녀가 가로챈 저작권을 빼앗길까 두려워서 였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화 '김광석'의 개봉에 이어 이뤄진 고발뉴스의 보도, 이상호 기자의 고발장 제출은 서연 양 사망에 대한 재수사로 이어졌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의 감독인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서연 양의 사망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한 사건을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의혹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두문불출했던 서해순씨는 지난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최근 제기된 주장들을 직접 해명하기에 이렀다. 하지만 그는 딸 사망 사실을 숨긴 이유에 관련한 질문들에 "경황이 없었다"고 재차 답하는가 하면 저작권 관련 법원 판결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망 신고를 미룬 것은 아닌지 묻는 질문에도 '변호사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반복해 언급했다. 다소 횡설수설한 인터뷰 내용에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영화 '김광석'의 개봉과 이상호 기자의 보도 후 문화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김광석 부녀의 죽음을 다시 돌아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명길 국민의당 최고의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광석의 죽음은 한 가수의 의문사 차원을 넘어 우리가 꼭 같이 풀어야 될 한 시대의 숙제 같은 것이 되고 있다"며 "게다가 며칠 전 그 사건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던 고인의 외동딸마저 알려진 것과 달리 이미 10년 전 세상을 떠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상호 감독과 함께 공소시효 관련법 개정을 골자로 한 '김광석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온라인 청원 운동 역시 이 사건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시선을 실감하게 했다. 온라인 사이트 '김광석.kr'에서는 '김광석 법 원합니다-온라인 국민청원' 서명 운동이 진행됐다. 서해순씨의 '뉴스룸' 인터뷰 분량은 당일 '뉴스룸' 코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서해순씨를 향한 시선이 과연 '합리적 의심'의 범주에 속하는지에 대해선 쉽게 답하기 어렵다. 의혹을 전제로 한 영화 '김광석'의 시선, 고발뉴스의 보도, 이를 바탕으로 서씨에게 쏟아지고 있는 분노가 '마녀사냥' 행위에 가깝다는 지적도 재차 제기됐다. 한 편의 영화가 쏘아올린 의혹이 20년 전 사망한 한 유명 가수의 비극, 그리고 10년 전 그 딸의 죽음까지 다시 살피게 만들었다. 의혹의 공이 진실에 가 닿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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