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현재 한국 축구의 공격 에이스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측면부터 중앙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뛸 수 있는 멀티 공격수다.
토트넘에서는 다양성이 장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골은 없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전 60m 드리블 골이 증명하듯 속도와 결정력 모두 갖췄다.
하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골 기능이 약화한다. 7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그랬다.
일단 이날 평가전은 특수했다. 수비진 중 K리거 일부가 빠졌다. K리거를 모두 뺀 대신 전원 해외파로 구성해 반쪽 평가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신태용 감독은 단 이틀 동안 플랫3 수비 연습을 하고 나섰다. 전형적인 윙백이 없이 경기를 치렀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소속팀에서 플랫3 수비에 기반을 둔 전술에 적응했던 손흥민이었다. 이날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권창훈(디종FCO)과 위치를 바꿔가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였다.
하지만, 윙백 부재로 수비까지 가담하느라 공격 침투가 늦었다. 이를 만회하려 권창훈,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과 패스로 러시아 수비를 깨는 데 집중했다.
사실상 손흥민은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뛰었다. 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파울처럼 보였지만 주심은 넘어갔다.
손흥민은 특유의 드리블로 러시아 수비를 깨려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오히려 고립을 자초했다. 러시아 수비가 아시아 팀들처럼 뒤로 물러서지 않아 충분히 공간이 있었지만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는지 종종 손흥민에게서 공격 템포가 끊겼다.
기회도 있었다. 32분 권창훈의 침투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에서 슈팅한 것이 이고르 아킨페예프(CSKA모스크바)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에서 자주 보여주던 장면이라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 막판 실점에 후반 시작 후 연이은 자책골 2개는 손흥민을 그림자로 만들었다. 균형이 깨진 상황에서 손흥민에게 볼이 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19분 슈팅도 골대와는 한참 멀어졌고 34분 벤치로 물러났다.
이날 무득점으로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6일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3차전 이후 A매치 8경기 무득점을 이어갔다. 손흥민의 골 가뭄은 대표팀 입장에서도 큰 손해다. 당장 10일 예정된 모로코전에서 해결이 가능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손흥민의 능력을 살리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