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의 혹독한 A매치 2연전이 끝났다. 버릴 것은 버리고 장점만 찾아 담는 혜안이 필요한 시기가 시작됐다.
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수비 붕괴는 여전했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페널티킥 골로 영패를 면했다. 2군급 선수 구성으로 나선 모로코에 참담한 패배임을 뼈아프게 확인했다.
◆변형 플랫3의 실패, 가장 잘하는 전술에 집중해야
지난 7일 러시아 원정 평가전 2-4, 모로코전 패배는 동일 선상에 있었다. 수비진을 대거 바꿨지만, 위치 불일치와 전방 압박 실종은 상대의 공격만 춤추게 했다.
특히 논란으로 등장한 변형 플랫3는 사실상 실패로 확인됐다. 전문 윙백이 부재해 고육지책으로 내세웠고 실험에 의미를 뒀다고는 하지만 상대의 개인기 한 번에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무엇보다 이청용을 윙백으로 세운 것은 무리수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러시아전에서 2도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원포지션인 측면 공격수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을 2연전을 통해 확인했다.
이청용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자원이다. 동료와의 협력 수비는 좋지만, 전문적인 수비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플랫4 수비와 달리 플랫3는 상당한 공수 가담 체력이 필요하다.
이청용의 실패는 곧 전문 풀백 요원들을 집중적으로 물색해야 하는 것과 연결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전 조기 소집 여파로 K리거들이 대거 빠졌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수비 실패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검증했던, 또는 더 확인이 필요한 자원을 눈여겨봐야 한다.
◆소극적이었던 움직임과 패스를 버려야 산다
변형 플랫3 형태의 전술 실패는 신 감독의 장기인 플랫4에 기반을 둔 패싱 축구를 더 살려야 한다는 것과 연결된다. 모로코전에서도 플랫4 수비로 전환한 뒤 안정을 찾았다. 신 감독이 가장 잘하는 것을 집중하여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 능력의 열세도 재확인됐다. 패스는 상대가 잘라내기에 좋은 곳으로만 향했고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라는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신 감독이 안이한 선수는 가차 없이 제외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했지만 어디까지나 단기 효과에 지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측면의 손흥민이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 상대가 경합해서 차단하기 좋은 패스만 연결됐다. 전방으로 뛰어가며 상대와 속도 경쟁에서 이기며 소유하는 패스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개인 능력에서 차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상대는 개인에 팀플레이까지 더해 한국의 공격을 막았다는 점을 확실하게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좋은 예였다. 구자철은 후반 20분 상대 수비수가 골키퍼에게 백패스하는 상황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무득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움직임으로 보여줬다. 한 경기가 소중하다는 것을 구자철도 모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절실해 보였던 움직임과 페널티킥 유도였다.
선수들도 태극마크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 이번 23명 중 절반 가까이는 11월에 명단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기회에 대해 보답을 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이 졸전을 벌이는 사이 세계 곳곳에서는 월드컵 진출에 대한 소중함을 확인하는 경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내전으로 신음하는 시리아는 호주와의 아시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혈전을 벌여 1-2로 패했다. 종료 3분 전부터는 눈물을 쏟으며 뛰었다. 대표팀을 위한 헌신을 보여줘야 땅에 떨어진 신뢰를 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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