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그래도 에이스니까 1선발로 넣어야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더스틴 니퍼트를 대단히 아꼈다. 17일 NC 다이노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니퍼트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는 "장원준을 1차전에서 투입하는 카드도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니퍼트가 에이스 아닌가"라면서 "단기전에서 자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목표는 무조건 1차전을 잡는 것이다. 1차전에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것은 미리 말해줬다.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니퍼트는 휴식기간동안 라이브 피칭을 40개 가량 소화면서 NC와 대결을 대비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어깨는 싱싱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1회까진 좋았다. 빠른 속구와 슬라이더가 양의지의 미트 구석구석 꽂혔다. 2이닝동안 삼진을 네 개나 앗아냈다. 이대로만 던졌다면 노히트의 페이스였다.
그러나 3회 갑작스레 흔들렸다. 이날 선발 유격수로 나선 류지혁과 오재일의 수비 실책이 아쉬웠다. 니퍼트는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태군을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로 유도했다. 평범한 타구였지만 유격수 류지혁의 송구가 조금 짧았다. 이 공이 오재일 앞에서 원바운드로 연결됐고 결국 뒤로 빠졌다.
이사이 김태군이 2루까지 갔다. 이어진 김준완의 안타로 단숨에 1사 1·3루의 찬스가 됐다. 나성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어진 박민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 1-2를 만들고 말았다.
두산 타선이 4회 3점을 뽑아내면서 역전에 성공해 한시름을 놓는가 했지만 위기가 다시 한 번 찾아왔다. 5회 김태군을 3루수 땅볼로 아웃시켰으나 김준완에게 볼넷을 내줬고 나성범에게 안타를 맞았다. 박민우의 타석에선 다시 한 번 류지혁의 실책으로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석에는 이날 안타가 없던 재비어 스크럭스였다. 그러나 한 번의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128㎞짜리 슬라이더가 좌익수 뒤로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10m의 대형 만루 홈런으로 연결됐다. 4-2의 스코어는 단숨에 4-6이 됐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지만안타만 두 개를 맞고 초라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태형 감독의 믿음이 아쉽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무너진 건 하나 더 있었다. 니퍼트의 대기록이었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34.1이닝동안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장 무실점 기록이었다. 그만큼 가을에 강했지만 이날 실점으로 대기록 행진도 36.1이닝에서 무너졌다. 니퍼트를 이어 올라온 불펜들도 대거 실점하며 두산은 결국 5-13으로 졌다. 아쉬운 대기록 그리고 패배였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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