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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제를 바라보는 두 시각…이상과 현실 사이


팀 수 부족으로 1.5팀 승격 체제로 이어가는 중, 각자의 입장 복잡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두 팀이 직행 승격해도 조금은 부담이 줄어들텐데…."

K리그에서 가장 예민한 클래식 잔류와 챌린지 강등 및 플레이오프 전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살아 남아야 내일을 도모하는, 절박감의 전투가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2013년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2012년부터 스플릿 시스템으로 순위를 가렸다. 16개 구단이 정규리그 30경기를 치르고 결과를 토대로 상, 하위 8팀씩 나눠 홈 앤드 어웨이로 14경기를 치렀다. 경기 수 증가로 리그컵은 폐지됐다.

승강제가 도입되고 클래식과 챌린지 팀 수가 일정하게 맞게 되면서 2013년 14팀이 정규리그 26경기에 스플릿 12경기로 총 38경기를 치렀다. 2014년 그나마 이상적이라는 38경기(33라운드+스플릿 5라운드)로 수정이 됐고 올 시즌까지 유지되고 있다. 강등팀은 1.5팀이다. 꼴찌가 직행, 클래식 11위가 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가 홈 앤드 어웨이의 틀이 맞춰졌다.

올해는 지난 14일 챌린지 34라운드에서 경남FC가 서울 이랜드를 2-0으로 꺾고 승격에 성공했다. 부산 아이파크가 2위로 PO에 직행했고 남은 두 장의 티켓을 놓고 성남FC, 아산 무궁화, 부천FC 1995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일 부산 아이파크를 지휘하던 고(故) 조진호 감독이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1위 경쟁을 벌이던 경남전 후 벌어진 일이었다. 조 감독에게 승격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 다른 감독들도 파리 목숨 위기를 견디며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가 다시 한 번 부각됐다.

경남의 승격 확정 상대였던 김병수 서울E 감독은 "사실 개인적으로 상갓집에 잘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조 감독 빈소에는 갔다. 정말 슬펐다. 지도자들이 이렇게 성과를 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 말이다. 어떻게 보면 조 감독은 제도에 의해 희생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지적은 현행 승격 조건인 1.5팀에서 2팀으로 완화해서 바로 직행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야 지도자도 조금은 숨을 쉬고 희망적으로 팀을 지도하며 승격의 꿈을 꾼다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2팀이 직행하면 챌린지 전체 팀들에게도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상 1팀만 올라가는 것인데 정말 힘들다"고 주장했다.

물론 1.5팀 승격 체제에서 챌린지가 1팀만 올라오지는 않았다. 승강제 도입 후 승강 PO에서 클래식 11위 팀이 이긴 적은 한 번도 없다. 강원FC(2013년), 경남(2014년), 부산(2015년), 성남(2016년) 모두 PO에서 각각 상주 상무, 광주, 수원FC, 강원에 덜미를 잡혔다. 1.5팀이라고는 하지만 챌린지에서 2팀이 올라간 셈이다.

익명을 원한 다른 챌린지 구단 사장은 "챌린지 감독들을 보면 안쓰럽다. 한 시즌이 길어서 구단이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지만 스스로 느끼는 압박감들이 커보인다. 그래서 승격팀이 늘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라"고 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김병수 감독의 생각이 심정적으로 이해한다면서도 "클래식에서 강등될 팀들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 예를 들어 꼴찌로 강등된 팀과 11위 팀의 승점 차이가 10점 이상 나면 조금은 억울하지 않을까 싶다. 2팀을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라며 챌린지 못지 않게 클래식 팀의 마음도 고려해야 한다는, 한국 특유의 정(情)이 담긴 생각을 전했다.

프로연맹은 현장의 목소리를 모르지 않지만, 팀들이 뭉친 이사회가 합의해 결정한 문제이고 팀 수가 더 늘지 않는 이상은 현재의 제도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간 잦은 리그 제도 변화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조연상 사무국장은 "클래식과 챌린지 구단 수가 적정 수준으로 늘면 승강 팀 수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어렵다고 본다. 각자의 팀 입장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클래식 우승과 강등이 정해지고 관심이 떨어질 우려를 승강 PO로 길게 가져간다는 장점도 있다.

승강 PO를 경험해본 익명의 한 지도자는 "최근 K리그 투자가 약해지고 팀 간 전력 차가 생기면서 우승과 강등이 일찍 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승강 PO가 마지막까지 관심을 받기에 딱 좋은 제도가 아닌가 싶다. 팀 입장에서는 잔인하지만 과거 6강 PO와 비슷한 느낌이다. K리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일본 J리그처럼 팀 수가 더 늘어야 PO없는 직행 승격, 강등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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