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맨쉽의 불펜 이동, NC를 '광주'로 이끌까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NC 다이노스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NC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3-5 대승을 거뒀다. 타선이 폭발하면서 두산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포스트시즌 두산전 6연패에서도 벗어났다.

이날 NC는 선발투수로 나선 장현식이 4회를 버티지 못했다. NC 벤치는 장현식이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켜주기를 바랐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3.2이닝 동안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NC가 2-4로 뒤진 4회말 2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NC는 장현식에 이어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맨쉽은 민병헌에게 좌중간을 가를 듯한 아찔한 타구를 맞았지만 중견수 김준완의 호수비로 4회를 마쳤다. NC가 6-4로 앞선 5회말에는 2피안타 1볼넷을 허용며 1점을 두산에 내줬다. 맨쉽은 6회말 시작과 함께 이민호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맨쉽은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등판해 12승4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다. 중간계투로 등판한 건 한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김경문 NC 감독은 맨쉽의 현재 몸상태와 팀 마운드 사정을 고려해 맨쉽의 보직을 바꿨다.

김 감독은 지난 17일 경기 직후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난 뒤 맨쉽에게 양해를 구했다. 맨쉽도 팀을 위해 기꺼이 동의했다"며 "맨쉽은 향후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불펜으로 대기한다. 1차전 투구수가 적었던 만큼 2차전에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맨쉽은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4이닝 3실점)과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4이닝 2실점<무자책>)에 선발등판했지만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했다. NC는 불펜진을 조기에 가동할 수밖에 없었고 적지 않은 체력 소모가 있었다.

NC는 1차전 타선이 폭발하며 필승조 원종현과 임창민을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전날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7경기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만큼 불펜진이 지쳐있는 게 사실이다. 에이스 에릭 해커가 선발로 나서는 경기를 제외하면 매 경기를 불펜의 힘에 의지해 치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맨쉽의 불펜 이동은 NC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맨쉽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NC 유니폼을 입은 뒤 선발투수로 변신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전반기(8G 7승 ERA 1.53)와 후반기(13G 5승4패 ERA 5.21)의 차이가 컸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후반기 NC 순위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맨쉽의 부진에 있었다.

이제 맨쉽은 후반기 부진을 씻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자신에게 익숙한 불펜에서 경기 중반을 책임져 줘야 한다. 맨쉽이 제 몫을 해준다면 NC의 강점인 불펜진의 위력이 더 배가될 수 있다.

NC의 '광주행'은 맨쉽의 오른 어깨에 달려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