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올해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가장 아쉬운 인물은 황선홍 FC서울 감독도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도 아니었다. 수원 미드필더 김은선이었다.
김은선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스플릿 그룹A(1~6위) 35라운드 서울전에 선발로 나섰다. 플랫3 수비 앞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1차 저지선 역할을 했다.
결과는 2-2 무승부. 양팀 모두 치열하게 한 판 싸웠고 승점 1을 나눠 가졌다. 수원은 서울에 10경기째 이기지 못했지만 그래도 4위(승점 57점)를 유지하며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확보에 혈안이 된 5위 서울(55점)의 애간장을 태웠다.
무엇보다 김은선은 지난 19일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화끈한 입담으로 주목받았다. 김은선은 군입대 전 마지막으로 치른 슈퍼매치(2015년 4월 18일) 5-1 승리를 꺼내며 "전임 최용수 감독님께 다섯 골을 드렸었다. 황선홍 감독에게도 다섯 골을 선물하겠다. 서정원 감독께는 재계약 축하 선물을 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포장된 선물은 뜯기지 못했다. 터프함이 무기인 김은선에게도 아쉬운 슈퍼매치 복귀전이었다. 그는 "선수들이 간절하게 준비했는데 너무 과하게 나온 것 같다. 의욕이 넘쳤는데 냉정하게 경기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슈퍼매치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다. 그는 "군대 가기 전과 비교해 수비 무게감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간절함과 의욕만 넘쳤지 경기 운영에서 침착하지 못했다. 너무 과욕을 부리면서 서울에 좀 밀린 부분도 있다"고 복기했다.
김은선은 현재 주장 염기훈이 내년 주장으로 서 감독에게 추천하고 싶은 인물이다. 리더십이 뛰어나다. 슈퍼매치 무승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는 "마지막 슈퍼매치를 이겨서 (무승을) 끊고 싶었는데 팬들에게 죄송하다. 내년에는 서울보다 앞서고 승리하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반 31분에 수비 도중 경고를 받은 뒤 이동준 주심에게 항의하고 스스로도 화가 많이 났다는 김은선은 "주의만 받았어도 됐지 싶었는데 너무 빨리 경고를 받아 아쉬웠다"고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 부분도 되돌아봤다.
수원은 FA컵 4강에 올라 있고 클래식 순위도 서울보다는 높다. ACL 진출권 경쟁에 유리하다.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ACL 직행 진출권을 얻는다. 울산이 수원보다 순위가 높은 상태로 리그를 끝내고 FA컵 우승도 해내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한다.
서울에 ACL 진출권을 주고 싶지 않은 김은선은 수원과 다른 팀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ACL에 가려면 남은 경기 준비를 잘해야 한다. 다른 팀들이 서울전 준비를 잘해서 이겼으면 한다. (ACL 출전권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약이 오른다. 다음 슈퍼매치는 꼭 이긴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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