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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투수들 수난…결국 제구와 자신감 문제"


"좁은 S존보다 제구가 더 문제…구대성처럼 자신있게 하라"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매 경기 10점을 넘기는 팀들이 나온다. 반면 선발투수의 퀄리티 스타트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올 시즌에도 KBO리그에는 타고투저의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개막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 확대 등 타고투저 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리그 평균 타율은 2할8푼6리,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33명이나 나왔다.

반면 투수들은 타자들에게 크게 고전했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4.98로 5점대에 육박했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들은 10명에 그쳤다. 국내 투수들로만 한정하면 두산 베어스 장원준(14승9패 ERA 3.14)과 LG 트윈스 차우찬(10승7패 ERA 3.43) KIA 타이거즈 양현종(20승6패 ERA 3.44)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12승6패 ERA 3.68) 단 4명뿐이었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가을잔치까지 집어삼켰다. 두산의 승리로 끝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에서 양 팀을 합쳐 무려 78득점을 기록했다. 1차전 13-5(NC 승)부터 2차전 17-7, 3차전 14-3, 4차전 14-5(두산 승)까지 매 경기 타자들은 펄펄 날아다닌 반면 투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6.50, NC는 무려 12.60으로 투수들이 난타를 당했다.

선동열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지켜본 소감으로 "참으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선 감독은 전날인 23일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선수와 감독으로서 참 많은 포스트시즌을 겪어봤다. 그런데 올해처럼 매 경기 한 팀이 10점 이상 점수를 내는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며 "팬들께서 타격전을 더 좋아하실 수는 있다. 하지만 야구계 선배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선 감독은 이 같은 현상은 투수들의 제구력 문제가 가장 크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기본적으로 타자들의 타격 기술이 과거와 비교해 크게 향상된 것은 맞다"면서도 "투수들의 제구력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반대 투구가 많고 한복판에 몰리는 공이 많으니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이 좁다고는 하지만 그보다는 투수들의 제구력이 더 문제다"라고 분석했다.

선 감독은 이어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를 보면 포스트시즌에서는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이런 흐름이 단기전에서는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선 감독은 쓴소리와 함께 후배 투수들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선 감독은 "은퇴한 구대성(전 한화 이글스)을 보면 완급조절과 제구력이 완벽했다. 하지만 대성이는 무엇보다 늘 자신감이 넘쳤다. 한 번 쳐볼 테면 쳐봐라 하면서 던지는 게 눈에 보였다"며 "투수가 이겨내야 하는 적은 타자보다도 결국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도 못 이기면서 어떻게 타자들을 이기겠나.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공을 뿌리는 후배 투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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