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변화를 시도했고 장·단점을 확인했다. 이제부터는 굳히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울산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14일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10일 콜롬비아전 2-1 승리의 기운을 잇기 위해 틀을 잡은 상태로 나선다.
콜롬비아전에서는 손흥민의 중앙 이동이 성공적이었고 수비라인도 전문 좌우 측면 수비수가 자리를 잡으면서 세트피스에서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이동은 일종의 모험수였다. 마땅한 최전방 공격수를 얻지 못해 고민하는 상황에서 토트넘 홋스퍼에서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골을 넣은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두 골을 넣으면서 일단 새로운 공격 옵션을 얻었다. 손흥민을 끝까지 뛰게 하면서 측면의 권창훈(디종FCO), 이재성(전북 현대)을 뛰게 한 뒤 염기훈(수원 삼성),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으로 교체하는 여유를 확인했다는 점은 소득이다.
측면 자원은 차고 넘친다. 개성도 확실하다. 중앙의 효율적 활용만 된다면 신 감독에게는 고마운 일이었다. 손흥민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점유율을 버려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또 한 가지,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포지션 파트너로 고요한(FC서울)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성용 옆에는 장현수(FC도쿄), 정우영(충칭 리판), 한국영(강원FC) 등 여러 선수들이 뛰었지만, 어딘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수비에 열중하지만 다소 느리거나 빌드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정체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고요한이 등장해 정말 많은 활동량으로 기성용의 빌드업을 보호하고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주는 역할에 성공하면서 희망을 얻게 됐다.
고요한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다가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음에도 비판을 받았다. 일부 공격 전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가 비난의 화살로 돌아왔다.
그런데도 신 감독은 고요한에게 믿음을 주면서 소속팀 서울에서 종종 나섰던 중앙 미드필더를 맡겼고 효과를 봤다. 신 감독은 고요한을 두고 "K리그에서 가장 더럽게 볼을 찬다"며 극찬했다. 그의 스타일을 제대로 활용한 셈이다.
모든 것이 불안했던 신태용호다. 일단 콜롬비아를 꺾으면서 분위기가 수습됐고 자신감도 회복했다. 조직력이 최우선이라 세르비아전도 비슷한 느낌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외부의 충격이 계속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할 것은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신태용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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