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결혼을 앞둔 어느 날 여자친구는 아기만 덩그러니 놓아두고 갑자기 사라진다. 아기와 함께 남겨진 도일은 여자친구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배우 이이경은 영화 '아기와 나'에서 도일 역을 맡아 여자친구의 행적을 쫓는 과정을, 그리고 그 속에서 성숙해 가는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카페에서 '아기와 나'(감독 손태겸,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개봉을 앞둔 이이경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이경은 작품 속 도일과 실제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솔직하게 밝혔다.
무뚝뚝하게 부모님을 대하는 영화 속 도일의 모습은 이이경과 닮아있었다. 그는 "(도일처럼) 집에서 골칫거리,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며 "고등학생 때 자퇴를 하고 막무가내로 집에서 나와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말 안 듣는 아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부모님과 친구에게 다르게 행동하기 마련인데 저는 어렸을 때 그런 모습이 좀 더 심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표현을 잘 못해요. 밖에서는 분위기 띄우는 것도 좋아하는 성격인데 집에서는 내향적이에요. 어머니께서 지금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고백부부'를 보고 '성격과 다른 연기하느라 힘들겠다. 고생했다'라고 말하셨는데 '그동안 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제가 갑자기 말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부모님이 이상하게 보실 것 같아요.(웃음)"
앞서 이이경이 LG이노텍 이웅범 사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된 바 있다. 배우가 된 걸 아버지가 싫어하냐는 질문에 이이경은 과거 tvN 예능프로그램 '우리 할매'(2016)에서 아버지와 통화한 경험을 먼저 떠올렸다. '우리 할매'는 스타와 실제 그의 할머니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할머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던 적이 있어요. 아버지에게 '배우하는 거 반대하더니 이젠 별말 없으시네'라고 말했더니 아버지가 '지금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까'라고 대답하시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응원해주고 계시는 것 같아요. 물론 아버지의 진짜 마음은 당연히 모르겠지만요."
그는 "아버지를 너무 존경하고 사랑하는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다. 표현하는 방법을 못 배운 것 같다"며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부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어색하다고만 말하는 건 핑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가족 여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이경은 '아기와 나'에서 군복무 중인 20대 초반 청년을 연기했다. 실제로는 올해 스물 아홉살. 30대를 맞이하는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빠른 89년생이라 사회적으로는 서른살을 지금 보내고 있다"며 1년 전쯤을 회고했다.
"사실 저는 그대로예요. 하지만 주위 친구들의 고민이 달라지더라고요. 친구들이 직장인인데 커피나 소주 한 잔을 같이 할 때면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해야 하나',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이런 이야기를 갑자기 하기 시작했죠. 친구들의 고민을 듣고 있으면 '나도 앞으로 저축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느끼는 것도 많아요."
한편 '아기와 나'는 제23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에밀기메상 수상,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 공식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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