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맹타' 이정후, 그를 보는 눈이 즐겁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이정후(넥센 히어로즈)의 가파른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다.

이정후는 지난 16일부터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리고 있는 2017 ENEOS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16일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과 개막전에서 5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리며 팀의 자존심을 살렸다. 비록 10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아쉽게 찬스를 날렸고 팀이 7-8로 패배하면서 아픔이 배가됐다.

그럼에도 현재 일본팀 최고의 투수라는 야부타 가즈키(히로시마 도요 카프)를 상대로 친 2타점 적시타는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이날 대만 선발 천관위(지바 롯데)도 수준만 높고 보면 야부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대만에서 손꼽히는 투수. 일본에서 활약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실제로 이날도 한국 타선을 상대로 5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치면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시원시원한 투구로 대만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이정후가 멈추게 했다. 그는 2사 1루 상황에서 천관위와 대결을 펼쳐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큼지막한 3루타를 때려냈다. 몸쪽 높은 쪽 변화구였는데 이를 정확히 공략한 것이다. 그는 3루 베이스를 밟고 세리머니까지 펼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결국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되어 한국 1-0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선동열 감독도 이정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 감독은 "어린 선수가 그런 변화구를 칠 수 있다는 것을 우선 칭찬하고 싶다"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그의 아버지 이종범에도 비교하며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선 감독은 "이종범 코치같은 경우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했는데 정후는 고졸 신인이다. 4년의 차이가 크다"면서도 "이종범 코치도 컨택 능력이 좋았지만 정후도 못지 않다. 게다가 정후는 앞으로 더 실력이 향상될 것이다. 오히려 아빠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라며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했다.

선 감독의 말대로 이정후는 올 시즌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넥센에 입단한 고졸 신인이다. 그럼에도 입단 첫 해의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적을 남겼다. 144경기 전경기 출장 달성은 물론 179안타로 지난 1994년 서용빈(당시 LG 트윈스)가 세운 신인 최다 안타 기록(종전 157개)을 갈아치웠다. 이 기록은 리그 전체에서도 팀 동료인 서건창과 더불어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결국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아 국가대표에까지 승선했고 급기야는 국제무대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버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허투루 나오는 것이 아닌 셈이다. 끝모를 이정후의 야구를 보는 눈이 무척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