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홀가분합니다. 그런데 부담은 더 되네요."
올해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빅3' 중 한 명으로 꼽힌 손아섭(외야수)이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계속 입는다.
롯데 구단은 지난 26일 손아섭과 계약기간 4년에 총액 98억원의 조건으로 사인했다. 손아섭은 이로써 계속해서 롯데에서 뛴다.
롯데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다행이 소식이다. 구단은 앞서 FA 자격을 얻은 황재균(kt 위즈)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재계약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손아섭 마저 놓쳤다면 롯데로선 난감한 상황을 맞았을 것이다.
손아섭은 "진로를 두고 고민을 안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나 뿐 만 아니라 메이저리그나 해외리그에 대한 도전은 야구선수의 꿈이자 로망"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진출이 아니라면 당연히 롯데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외야 전력과 타선 강화를 원하는 다른 팀들로부터 러브콜은 당연히 있었다. 그러나 손아섭은 단호했다. 그는 "지금의 나를 잊게 만들어 준 구단은 롯데"라고 했다.
손아섭은 "프로 입단 초기 수비도 제대로 안되는 선수였다. 그런 내게 기회를 준 팀이 바로 롯데"라며 "메이저리그나 해외 진출에 대한 도전도 생각했지만 이보다 더 큰 꿈이 있기 때문에 롯데와 재계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계약기간과 금액에 대해서도 "기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금전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선수로 뛸 수 있는 기간 보장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우도 있다.
손아섭은 "액수도 오히려 내게는 과분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현재까지 리그 전체를 봐도(연봉 총액 규모가)세 번째인데 여기에 걸맞게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은 있다"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팀 동료 이대호와 최형우(KIA 타이거즈)에 이어 KBO리그 역대 FA 고액 계약자 중 3위에 해당한다.
손아섭이 롯데 유니폼을 계속 입기로 결정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팬으로부터 받는 관심과 응원 때문이다.
그는 "어쩌면 그부분이 결정을 내리는데 가장 큰 영향을 됐을런지도 모르겠다"며 "롯데 입단 후 늘 그랬지만 올 시즌에는 더 크게 느꼈다. 시즌이 끝난 뒤 식사를 하거나 차 한잔 마시러 밖에 나갈 때마다 마주친 부산 야구팬들은 내 진로에 대해 항상 물으시더라.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생활했고 부산팬의 응원을 받으며 야구선수로 뛰고 있다. 이를 저버릴 순 없었다"고 얘기했다.
손아섭은 이번 선택으로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뿐 만 아니라 '원클럽맨'으로 남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는 "계약을 잘 마무리했으니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내년 시즌 준비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손아섭은 개성중과 부산고를 거쳐 지난 2007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는 2010년부터 롯데 타선에서 자리를 잡으며 올 시즌까지 8년 연속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천141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5리(4천254타수 1천381안타) 115홈런 574타점 156도루를 기록했다. 또한 올 시즌에는 20홈런 25도루로 롯데 소속 선수로 짐 아두치(2015년) 황재균(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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