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kt 위즈는 지난 2015년 KBO리그 1군에 막내구단으로 참가했다. 이후 3시즌 동안은 '빛과 그림자'가 분명한 시간이었다.
신생 팀이라고는 하지만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문 것은 분명한 그림자에 속한다. 시즌 중후반들어 '고춧가루'를 뿌렸다고는 해도 순위는 늘 '10위'에서 고정됐다. 특히 올 시즌은 아쉬움이 더했다. 지난 시즌 거둔 53승 2무 89패라는 성적보다 좋지 못한 50승 94패를 기록했기 때문. 간신히 100패를 면하긴 했지만 자존심은 구겼다.
얻은 것도 분명히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팀 패배와는 별개로 젊은 선수들은 꾸준히 성장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토종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치며 8승(12패)을 올린 고영표는 국가대표로 거론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타선에서도 정현이 성장했다.
구단의 빛과 그림자 가운데 가장 부족했던 것은 스타 선수의 부재였다. 이진영·박경수·유한준 등 베테랑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제 역할을 해줬지만 주축 선수로 보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이 모든 고민은 황재균 영입으로 해결했다.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 있는 빅토리 라운지에서 열린 황재균의 공식 입단식에서 나온 발언들만 따로 모아도 그가 kt에 미칠 영향력은 가늠됐다.
kt 구단 측은 "황재균은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구단 프런트 대부분이 한목소리로 이렇게 얘기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드디어 함께 하게 됐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은 김진욱 감독은 황재균에 대해 "기술이나 재능은 이미 검증된 선수"라고 엄지를 들었다. 김 감독은 "황재균을 영입하면서 팀에 미칠 수 있는 효과도 함께 고민했다. '젊은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라는 문제인데 (황)재균이를 보고 배우는 선수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경수의 예를 들었다.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박경수의 식사 시간이나 훈련 등을 똑같이 따라하는 선수들이 있었다"며 "선수들이 그런 식으로 황재균의 기량 외적인 부분을 따라한다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재균이는 중심타선에 설 것"이라며 직접적인 영향력에 대해 언급했지만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끼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강조했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박경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황재균이)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부분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저도 재균이보다 나이가 많지만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웃었다.
황재균 영입에 큰 공을 들인 임종택 단장도 황재균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했다. 임 단장은 "지난 3년동안 좋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선수들은 다들 성장했다"며 "이런 타이밍에 황재균이 들어온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구단 프런트를 비롯해 선수단과 감독 및 코칭스태프로부터 기대를 받은 황재균은 스스로도 이러한 역할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그는 "팀 분위기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른다. (박)경수형한테 많이 들어야할 것"이라며 "이 팀에서 내가 해야할 것은 기본적으로 어떻게 생활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어떤 방식으로 운동을 하면 되는지 (젊은 선수들에게)본보기가 되어주는 일"이라고 얘기했다.
kt는 황재균에게 팀 창단 이후 최고액인 88억원(4년 계약·계약금 44억·연봉 11억)을 안겼다. 타격과 수비는 물론 장외에서도 리더가 되어달라는 의미가 있는 금액이다. 황재균은 "금액에 대한 부담은 없다. 모두와 함께 즐거운 야구를 하면서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실공히 '스타'인 그가 자신의 경험치를 모두 활용해 팀을 성장의 길로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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