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아이고마, 할 일이 넘칩니다."
지난 2014년 9월 시민구단 대구FC 단장으로 부임한 조광래(63) 대표이사는 2016년 챌린지(2부리그) 2위를 차지했다. 대구FC는 강등 3년 만에 다시 클래식으로 복귀했다. 2015년에도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한 골을 넣지 못해 승격이 좌절됐던 아픔을 벗어났다.
승격이 확정되던 순간 조 대표는 원대한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챌린지로 다시 내려오는 상황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며 클래식 잔류를 강조했다.
절묘하게도 승격 후 잔류라는 목표는 올해 달성했다. 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8위로 생존에 성공했다. 주니오 12골·에반드로 11골·세징야 7골 등 '브라질 트리오'가 팀 전체 득점(50골)의 절반을 넘게 넣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스페인)에 빗대 '대구 데 헤아'로 불렸던 조현우는 K리그 대상에서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 선정되는 기쁨도 있었다. 그는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지난 14일 세르비아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치는 등 시민구단 대구를 화려하게 빛냈다.
조 대표는 "(조)현우가 잘했고 주변의 도움도 있었다. 그래서 성과물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참 기쁘다. 대표팀에 가서도 차분하게 해내는 것을 보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며 만족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다. 다음 과제가 '일 중독자' 조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3년 내 클래식 우승'을 해내는 것이다. 2018년은 우승의 길목으로 가는 해다. 당장 선수단 일부를 개편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도 확실하게 재검증해야 한다. 연봉 재협상 및 재계약 등 행정 문제도 넘친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가능성 있는 신인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 경남FC 감독 시절과 마찬가지로 선수 육성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시민구단 생존에 집중한다. 구단 최대 후원 모임인 엔젤클럽 확대로 지역 리더들의 마음 사로 잡기에도 더 공을 들여야한다. 전 축구대표팀 사령탑의 자세는 버린지 오래 됐다.
조 대표는 "내년에는 꼭 6강(스플릿 그룹A를 의미 1~6위)에 들어가고 싶다. 그래야 팀도 자생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안드레 감독대행의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선임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상위 스플릿 안착이라는 목표를 해낸다면 그다음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이후 K리그 우승이라는, 시민구단이 해내기 힘든 과제에 도전한다.
내년 10월 완공을 기디리고 있는 축구전용구장을 위해서라도 팀 성적은 좋아야 한다. 조 대표는 "전용구장은 1만2천석 정도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려면 좋은 경기와 성적이라는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ACL도 이 경기장에서 치르면 더 좋을 것이다. 지혜를 짜내보겠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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