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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인정은 잠시 뒤로 접고 '냉혹한 승부에 올인'


FA컵 첫 우승에 목말라…부산의 뒤집기 철저히 경계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상대는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올 것이다."

이겼지만 경계심은 풀지 않았다. 골을 넣은 이종호(울산 현대)나 김도훈 감독 모두 같은 마음이다.

울산은 지난 29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KEB하나은행 2017 FA컵 결승 1차전을 치러 2-1로 이겼다. '이종호랑이' 이종호가 1골 1도움을 해내며 울산의 사상 첫 FA컵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오는 12월 3일 홈 2차전에서 0-1로 져도 울산은 우승할 수 있다. 지난 1998년 결승에 올라 안양LG에 패하면서 좌절한 뒤 19년 만에 첫 정상을 차지할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리그 2회·리그컵 7회·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회 우승을 하고도 유독 FA컵과 인연이 없었던 아픔을 지울 기회다.

하지만 울산은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홈 2차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산의 1골 패배가 반대로 울산에서 똑같이 나오는 것도 가능해 더 그렇다.

이종호는 "실점을 하지 않았다면 2차전에 유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한 골로 방심하지 않게 됐다. 긍정적이다"며 부산에 내준 골이 울산에는 '독'이 아닌 '득'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지쳐 있다. 챌린지(2부리그) 구단으로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와 홈 앤드 어웨이의 승강 PO를 치르고 왔다. 심리적 박탈감도 크다. 상주 상무에 승부차기에 패하면서 클래식 승격 좌절 후 다수 선수는 경기 다음 날까지 울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정도다.

남은 승부는 딱 한 판이다. 이종호는 부산의 분투를 경계한다. 그래서 전방에서 더 뛰려고 한다. 수비 가담도 해주면서 '영혼'까지 불태운다는 각오다. 그는 "내 축구 철학은 수비가 열심히 싸워 공을 얻는 것처럼 나 역시 잘 해결해 골을 넣는 것이다. 수비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희생 정신에도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다.

부산의 마지막 준비도 경계할 부분이다. 임상협·이정협·임유환 등 1차전 휴식자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0일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故) 조진호 감독에게 어떻게든 우승을 선물하겠다는 의지도 여전하다.

이날 경기 전에도 추모 묵념이 있었다. 부산 입장에서는 아직 조 감독을 쉽게 떠나보내기 어렵다. 이종호는 "상대는 분명 더 많은 준비를 할 것이다. 울산도 이기기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앞선 사례들도 울산의 긴장을 풀지 않게 한다.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수원은 1차전 홈 경기를 2-1로 이겼지만 2차전 원정에서 1-2로 졌다. 동률이 됐고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 혈전을 벌여 웃었다.

울산은 지난 2013년 K리그 클래식에서도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만나 종료 직전 김원일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해 승점 2점 차가 뒤집히며 2위로 밀린 아픈 기억이 있다. 뒤집기 트라우마가 있는 울산의 준비가 완벽해야 하는 이유다. 울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아직 90분이 남았으니 축배를 들 일이 없다"며 주변에서 미리 건네는 축하 인사를 듣지 않으려고 했다.

이승엽 부산 감독대행은 "0-2와 1-2의 차이는 크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역전도 가능하다. 몸 사리지 않는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당연히 김도훈 울산 감독도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 하게 하겠다"며 경계했다.

조이뉴스24 부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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