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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혔던 세트피스, 정우영 찢고 염기훈 뚫었다


E-1 챔피언십 한일전에서 환상적인 킥력 자랑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충칭 리판)의 축구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7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을 치렀다. 이겨야 역전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출발은 정말 나빴다. 전반 3분 만에 장현수(FC도쿄)의 파울로 불운의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실점했고 0-1로 끌려갔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분위기 전환은 생각보다 빨랐다. 13분 김신욱의 골로 1-1 동점을 만들며 기력을 회복했다. 나쁘지 않은 전개였다. 한 골을 더 넣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10분 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골이 터졌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상대가 주세종(FC서울)에게 파울을 범하며 프리킥 기회가 주어졌다.

대표팀은 세트피스로 골을 넣지 못하는 어려움과 마주하고 있었다. 언제 세트피스를 활용해 골을 터뜨렸는지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해 5월 유럽 원정에서 체코전 윤빛가람(제주 유나이티드)이 제대로 골망을 흔든 것이 올바른 세트피스 활용이었다.

세트피스 무용론에 시달리던 신태용호는 이날 명쾌하게 해결했다. 해결사는 정우영이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상대 예봉을 꺾는데 주력하던 정우영은 23분 장거리 프리킥을 그대로 오른발 슈팅해 골대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일순간 경기장은 침묵에 빠져들었고 5백여 붉은악마의 환호만 들렸다.

이번 대회 공인구는 반발력이 상당해 골문으로 정확하게만 조준하면 골키퍼가 막기 어려운 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확한 킥을 보여주지 않으면 어려운 공이다. 정우영은 통렬한 오른발 슈팅으로 일본의 심장부를 흔들었다.

김신욱의 추가골로 3-1이 된 후반 18분에도 정우영은 무서운 중거리 슈팅을 보여줬다. 3만6645명의 탄성이 나올 정도로 골이 되지 않았지만 시원한 슈팅이었다.

정우영이 전반을 수놓았다면 후반 22분 이근호를 대체해 투입된 염기훈(수원 삼성)도 '왼발의 마법사'라는 별명에 맞는 골을 터뜨렸다. 2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섰고 왼발로 낮고 빠르게 킥을 했다. 볼은 골라인 앞에서 한 번 튕긴 뒤 왼쪽 그물을 흔들었다.

통렬한 순간이었다. 염기훈 역시 왼발의 가치를 보여주며 이번 대회 최선참 역할을 해왔다. 대규모 원정팬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K리그 최고의 왼발 키커라는 것을 재증명했다.

조이뉴스24 도쿄(일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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