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지난해 가요계 최고의 히트상품을 꼽으라면 그룹 워너원과 이들을 탄생시킨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다. KBS2 '더 유닛'과 JTBC '믹스나인'은 워너원 신드롬을 목격한 이들이 서둘러 내놓은 서바이벌 오디션이다.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올해는 더 잔혹한 심판대에 오른다.
'프로듀스101 시즌2'가 가져다준 성공은 달콤했고 후발주자들에게는 강렬한 유혹이었다. YG엔터테인먼트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엠넷에 있던 한동철 국장을 영입해 '믹스나인'을 제작한 것. 경험 많은 PD와 국내 굴지의 기획사가 뭉쳤으니 기대가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내용물은 부실했다. '프로듀스101'을 비롯해 기존의 서바이벌 예능과 크게 차별화하지 못했고, 양현석을 중심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맨파워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부작용이 컸다.
양현석은 'K팝스타'에서 오랜 심사위원 경험이 있다. 하지만 날카로운 심사평을 했던 박진영, 유희열이 빠지자 맹탕이 돼버렸다.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른 그는 심사평이 아닌 인신공격으로 논란이 됐고, 탈락과 합격으로 밀당을 하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YG의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등장한 것은 기대 요인이었지만 정작 보여준 건 없다. 회사 수장인 양현석의 기에 눌렸는지 추상적이고 소심한 심사평 몇마디를 하는 게 거의 전부였다.
참가자들에 대한 신선함이나 기대치도 떨어졌다. '믹스나인'은 이미 데뷔했거나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들의 비중이 대단히 높다. 이들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새로운 팬층을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다. 새로운 얼굴들도 있지만 크게 관심을 끌진 못하고 있다.
톱스타 비를 앞세우고 이미 데뷔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한 '더 유닛'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심사도 참가자들도 무대도 크게 다를 게 없다.
'믹스나인'은 시청률 1.9%로 시작했지만 결국 1% 밑으로 떨어졌고, '더 유닛'은 6%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3%를 전전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자들의 관심 밖에서 벗어나면서 시청률이 반토막이 나버렸다. 그렇다고 화제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이제 남은 건 남은 방송분 동안 얼마나 관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와 최종 선발된 이들이 얼마나 활약할 수 있느냐다.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가장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고 있지만 시청률이 하락세인 점을 봤을 때 시청률이 크게 반등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저조했다고 해서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아이돌그룹까지 실패하리란 법은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벽은 '프로듀스101 시즌2'다. '프로듀스101 시즌2'가 끝난지 4달 만, 워너원이 데뷔한지 2달 만에 '믹스나인'과 '더 유닛'이 론칭됐다.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공급이 지나치게 빨랐고 심지어 과잉이었다.
'믹스나인'과 '더 유닛'을 통해 최종 선발된 이들은 상반기 내에 데뷔할 예정인데, 워너원은 여전히 막강하고 JBJ, 뉴이스트 등 '프로듀스101 시즌2' 출신들이 가요계 곳곳에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들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항이라 팬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다.
어떤 홍보 창구도 없이 바로 데뷔하는 그룹보다야 사정이 낫겠지만, 누가 최종 멤버로 선발되건 '꽃길'을 걷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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