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남자 김연아' 차준환(17, 휘문고)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는 '신중 모드'다. 무리수를 두지 않고 차분하게 나선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도 최대한 줄인다.
차준환은 12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해 3주간 훈련을 한 뒤 다음달 3일 귀국한다.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에서 "평창 올림픽에서는 내가 펼칠 수 있는 최고 난도에서 클린(무결점) 연기를 펼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과정을 복기하면 차준환의 '안정감' 강조는 괜한 것이 아니다. 차준환은 2차 선발전까지 고관절과 발목 부상에 부츠 문제까지 겹치면서 애를 먹었다. 스스로도 "1~3차 선발전까지 슬럼프가 있었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연습에 더 집중했다"며 험난했음을 고백했다.
이준형(단국대)이 지난해 9월 네벨혼 트로피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온 뒤 2차 선발전까지 27.54점을 앞서 있었던 것도 차준환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3차 선발전을 앞두고 올림픽 출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훈련하며 자기 연기에만 주력했다.
이 때문에 프리스케이팅의 경우 지난 시즌에 시도했던 '일포스티노(Il Postino)를 다시 들고나와 편안하게 느끼는 데 주력했다. 그는 "올림픽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이 곡으로 간다. 지난해 시도했던 프로그램이라 조금 더 맞다. 올 시즌 부상과 부츠 문제로 안 좋은 흐름이었는데 최선을 다하기 위해 바꿨다. 이 음악으로 하면 조금 더 편하고 좋다"며 익숙함을 강조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차준환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쿼드러플 점프만 5~6개씩 배치해 '점프 폭풍'을 일으키는 하뉴 유즈루(일본), 네이선 첸(미국),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 등 최정상급들이 포디움(시상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차준환의 전략도 부상 재발 위험이 있는 쿼드러플 대신 트리플(3회전) 점프 구성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지난해 시니어 무대 데뷔하면서 쿼드러플 점프를 과감하게 시도하다 발목과 고관절만 상했다.
지난 7일 3차 선발전에서도 차준환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악셀, 트리플 플립 등 기본에 집중하며 수행점수(GOE)를 살뜰하게 챙겼다. 이번에도 같은 전략이다. 차준환을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차준환은 올림픽에서 10~12위 사이의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쿼드러플 점프를 최소화시켜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3차 선발전에서 받은 252.65점 수준의 연기만 보여줘도 10위권 이내의 성적도 불가능은 아니다.
오서 코치와 남은 기간 표현력과 세부 기술을 얼마나 다듬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오서 코치가 지도하는 하뉴나 하비에르의 기술을 흡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보전에 능해 채점 기준 등에 따른 연기 다듬기가 가능하다. 짧은 훈련 기간이지만 오서 코치의 마법을 기대하는 이유다.
차준환도 "(오서 코치는)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떻게 하면 발전하는지 알려준다"며 신뢰를 보였다. 이어 "(프로그램) 구성 변화도 토론토에서 오서 코치와 상의 하겠다"며 기본기 연마를 통해 올림픽 데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2022 베이징올림픽이 실질적인 무대다. 평창은 경험을 쌓기에 좋은 무대다. 그는 "목표는 크게 잡는 게 좋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 난도와 구성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올림픽을 통해 다음 시즌과 그 이후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서는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화려함 대신 무결점 연기로 자신감을 얻은 것이 최대 목표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첫 올림픽이라 부담, 긴장감이 있을 수 있지만 다 떨쳐버리고 경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즐기며 기량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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