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같이 통일을 위해 힘을 합칩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예술단과 함께 선수촌에 공식 입촌했다. 입때껏 입촌했던 여러 국가 선수단과 비교해 예술단이 끼면서 화려해졌다.
8일 강릉 선수촌 국기 광장에서 북한의 입촌식이 열렸다. 북한에 앞서 말레이시아가 소박하게 입촌식을 마친 뒤였다.
이날 입촌식은 오후 1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전 11시로 변경됐다.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북한 측의 요청이 있었을 뿐 자세한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선수단에 앞서 주목을 받은 것은 북한 기자단이었다. 이날 방남한 21명이 등장하자 외신들의 열띤 취재 경쟁이 펼쳐졌다. 자신들을 찍는 기자를 향해 "나중에 합시다"며 손사래를 쳤다. 한 기자는 조이뉴스24가 사진을 찍자 "거 적당히 하시라"며 경계심을 표현했다.
기자단에 이어 이날 오후 강릉 아트센터에서 공연이 예정된 예술단(취주악단)이 깜짝 등장했다. 예술단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어느 정도 규모로 입촌식 행사를 할 것인지는 미지수였지만 모두가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북한 선수단은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을 앞세워 등장했다. 전날(7일) 같은 장소에서 입촌식을 가졌던 한국 선수단과 비교해 취재진은 세 배 가까이 됐다. 현장 관계자는 "외신이 너무 많이 와서 통제가 쉽지 않다"는 무전을 전하기도 했다.
김기훈 선수촌장의 환영사로 시작한 입촌식에서 북한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선수단과 예술단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이후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 겸 선수단 단장이 김 선수촌장으로부터 소나무 그림을 선물로 받은 뒤 평화의 휴전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 선수단 원길우'라고 남겼다. 다양한 평화 메시지를 남긴 다른 국가 선수단과는 달랐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사물놀이와 비보잉 댄서로 구성된 공연팀의 축하 공연이었다. '쾌지나칭칭나네'를 앞세워 현란한 춤사위가 이어졌지만, 선수들은 가만히 바라보며 손뼉만 쳤다. 그러다 댄서들이 선수단 무리로 들어가자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이후 예술단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반갑습니다'를 비롯해 '아리랑' 등 총 다섯 곡을 연주하며 분위기는 절정에 올랐다. 특히 북한 선수단과 공연단이 강강술래 대형으로 서로 손을 잡고 돌자 여기저기서 함성과 박수가 나왔다.
공연이 끝난 뒤 선수단은 선수촌으로 돌아갔고 예술단도 밖으로 빠져나갔다. 예술단원 대부분은 거의 침묵했지만 누군가로부터 "같이 통일을 위해 힘을 합칩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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