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흥겨운 댄스 음악이 흘러나왔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눈위에 마련된 배구코트 근처로 모여들었다.
국제배구연맹(FIVB)과 유럽배구연맹(CEV)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맞아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눈위에서 배구를 하는 '스노우발리볼' 행사를 준비했다. 경기 장소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에 있는 오스트리아 팀하우스다.
14일 오후 오스트리아팀하우스 옆에 마련된 코트에는 FIVB·CEV 관계자와 팀하우스 관장이 찾은 가운데 전 브라질남자배구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지바와 세르비아 출신 명 세터 블라디미르 그라비치가 나왔다. 그리고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 김연경(상하이)도 직접 행사장을 찾았다.
김연경은 지바·그라비치·쑨웨이(중국)와 한팀을 이뤄 시범경기로 치러진 스노우발리볼에 참가했다. 선수소개 순서에서는 김연경이 지바보다 더 큰 함성과 박수를 한몸에 받았다. '월드스타'라는 평가가 실감나는 장면이다.
김연경은 지바·그라비치 등과 함께 블루팀에 속했다. 상대팀은 브라질 출신으로 비치발리볼에서 '레전드'로 꼽히는 엠마뉴엘. 오스트리아에서 비치발리볼 스타로 유명한 선수 등이 레드팀으로 묵였고 경기는 남녀 혼성팀으로 진행했다.
1, 2세트는 21점까지 치러졌고 마지막 3세트는 15점까지 열렸다. 김연경은 선발로 뛰지는 않았다. 그가 코트 옆 벤치에 앉자 옆에 있던 FIVB 관계자인 파비우(브라질)가 "코치로 왔냐?"고 농담을 건냈다. 김연경은 "코치가 맞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1세트 7-7이 된 순간. 코트가 들썩였다. 벤치에 있던 김연경이 눈밭 위로 나왔다. 시범경기를 지켜보던 김연경 팬클럽 회원 뿐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그리고 각국 취재진 사이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김연경이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고 당일 한팀으로 쑨웨이가 나왔기 때문에 현장을 찾은 중국 방송사 스태프도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버튼을 눌렀다. 일본·미국·브라질 취재진도 비슷했다.
오스트리아 팀하우스 관계자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코트를 찾은 관람객과 각국 선수단 및 관계자들을 위해 다과도 준비했다. 따뜻하게 데운 포도주를 비롯해 빵과 치즈도 직접 서비스했다.
김연경은 "생각보다 스노우발리볼이 재미있다"며 "지금은 은퇴했지만 유명한 선수들과 함께 뛰어서 그런지 더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비치발리볼은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이 됐는데 스노우발리볼도 향후 동계올림픽에서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춘절 연휴로 짧은 휴가를 받아 지난 13일 귀국했다.
김연경은 한국 도착 후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을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오는 17일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소속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평창=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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