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4월 가요계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대중에게 낯선 남성 솔로 가수 닐로의 '지나오다'가 쟁쟁한 가수들을 꺾고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음악 팬들은 물론 가요 관계자들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고, 닐로 측은 수차례에 걸쳐 해명했다. 벌써 일주일 넘게 닐로의 '지나오다'는 가요계 '뜨거운 감자'다.
지난 12일 닐로의 '지나오다'가 이날 새벽 멜론 실시간차트에서 4시간 동안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아이돌 그룹의 두터운 팬덤이 집중적으로 스트리밍을 하는 시간대에 오히려 트와이스, 엑소 첸백시 등을 넘어선 결과라 일각에선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지나오다'가 발표 5개월도 더 지난 시점에서 '역대급 역주행'을 이루면서 의심은 더 커졌다.
'여러' 입장이 나왔다. 닐로의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는 "'닐로 음원 사재기' 의혹은 절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불법은 없었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음원차트 멜론은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관측되는 아이디는 없었다. 빅데이터를 연구 중이나 문제의 소지가 될만한 것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가온차트의 김진우 수석연구원은 그래프 분석을 통해 "다른 '역주행' 곡들보다 빠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 "화제를 끌어오는 이슈조차 찾을 수 없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리메즈의 마케팅을 업은 소속 가수들이 잇따라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 호기심과 의혹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리고 궁금해했다. 리메즈는 정말 '차트 1위'를 위한 '작전'이 있는 걸까. 그들이 말하는 '마케팅'은 문제가 없는 걸까.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각종 '루머'는 어디까지 진실일까. 일주일 넘게 논란이 계속되자 리메즈 이시우 대표가 직접 입을 열었다.
◆갑자기 새벽 차트 1위? 수상한 그래프?
닐로의 음원차트 1위. 소속사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했다. 이시우 대표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름 없는 뮤지션들을 홍보하는 것을 주된 홍보로 삼고 있다. 차트 1위를 할지 예상을 할 수가 없다. ('지나오다'가) 1위를 해서 '좋은 성과를 이뤄냈구나' 생각했는데 동시에 논란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닐로의 '지나오다' 그래프를 먼저 짚었다. 새벽에 이용자 수가 급등하며 1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일반 이용자수가 적은 새벽 시간대 '작전'을 구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지점이다.
"저희끼리도 원인을 분석하고 있어요. '그래프가 어떻게 된 걸까' 문제를 해결해야 할 말이 있는데, 그걸 잘 모르겠어요. 감히 추측컨대, 노래가 발라드라 새벽 시간대에 듣기 좋지 않았을까. 혹은 차트에 이름 모르는 가수가 있다보니 '이건 뭔데' 호기심에 듣게 된 건 아닐까. 추측만 할 뿐이에요."
닐로의 '지나오다'는 SNS를 주로 활용하는 젊은층 뿐만 아니라, 50대 이상 차트에서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를 꺾고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이상 징후'가 있다고 의심 받았다. 많은 음악팬들은 이들을 근거로 '조작'이 있다는 의혹에 힘을 실었다.
"부모님의 계정으로 10대들이 유료 결제한 것일 수도 있고, 가수 권인하 씨가 페이스북 '호랑이 라이브'를 통해 이 노래를 커버했는데 영향을 끼친 건 아닐까. 물론 이것도 가정이고 추측일 뿐입니다. 결과가 말도 안된다는 선입견을 갖고 본다면 합리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닐로의 '지나오다'는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장덕철과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심을 받았다. 닐로와 장덕철은 같은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저희는 그래프를 주식 분석하듯 분석한 적은 없어요. 역주행의 경우 장덕철 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례들이 많아요. 그런데 장덕철, 닐로만 분석해서 리메즈만의 그래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억울한 면이 있죠. 차트를 저희 마음대로 조작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하는 방법도 모르니 이렇게 해명할 수 밖에 없어요. 인위적인 조작이 없는 상태에서 의문을 먼저 갖고 보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의심이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문체부가 됏든, 공정위가 됐든, 검찰이 됐든 조사를 해주셨으면 해요."
닐로의 '지나오다'가 '차트 아웃' 된 상태에서 어느날 갑자기' 1위곡이 됐다는 시선에 대해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지나오다'가 100위 안에 처음 진입한 것이 3월23일이었어요. 4월 12일 첫 1위까지, 3~4주의 시간이 있었던 셈이죠. 소셜 마케팅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었고, 순위가 상승했다고 생각해요."
◆'사칭 계정'부터 '음악적 완성도'까지, 대중의 물음표들
'닐로 사태'와 관련된 각종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도 온라인에 게재돼고 있다. 음원차트 1위가 조작이라는 증거(?)들이 넘치고, 악위적인 루머들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 닐로 측은 '그날처럼 002' 등 불법 다운로드 계정이 존재하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캡처 사진이 유포되고 있는 것과 관련 "조작된 것이며 허위사실"이라고 말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SNS, '그날처럼002'로 대표되는 다운로드 계정 등 모두 사실이 아니에요. 심지어 멜론 아이디를 해킹해서 노래를 듣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허위사실입니다. 댓글이나 커뮤니티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라고 생각해요. 현재 자료를 수집 중에 있고, 법적 자문을 거쳐 고소할 예정입니다."
'닐로 사태'가 불거지면서 '음악적 완성도'를 놓고도 말이 나왔다. '지나오다'를 평가절하하는 관계자들, 음악팬들도 있었다. 닐로의 음악 완성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저희 회사는 음악하는 사람은 없어요. 음악은 가수들이 진정성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다, 안 좋다고 평가를 하는 것은 최대한 많이 들려드리면, 대중들이 좋은 음악을 거르는 것이 아닌가요. 개인적으로 닐로가 1위를 했으니,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닐로의 '의도적인' 소셜 마케팅에 대한 비판도 커졌다. 건강한 유저들, 정직한 제작자들에게 결국 해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부터 '역주행의 변질'이라는 부정적 목소리도 높다.
"본의 아니게 논란이 됐는데, '지금까지 역주행 사례들이 우리 때문에 변질됐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논란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역주행이라고 표현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음악을 찾아서 듣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리메즈에는 닐로, 장덕철 뿐만 아니라 40(포티), 반하나, 이준호 등이 소속돼 있다. 이번 사태로 향후 소속 가수들의 음악 행보 역시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이시우 대표는 "가수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가수들은 음악을 만들고, 우리가 홍보를 했는데 홍보가 논란이 됐어요. 가수들은 죄가 없으니, 보호해주고 싶어요. 회사 차원에서 논란은 감당할 수 있어요. 오해는 풀면 되고, 본질적으로 떳떳하기 때문에 조사를 받으라고 하면 받을 수 있어요. 다만 가수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요. 화살은 회사로 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꿈꾸고 있는 가치가, 이름을 알릴 수 없는 뮤지션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는데 그게 훼손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이시우 대표는 "저희의 비전은 뮤지션들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다양한 음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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