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위기 탈출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일시적일지, 연속성을 갖춰 완벽한 반등을 보여줄지는 아직 모른다. FC서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8라운드 대구FC에서 에반드로, 고요한에 상대 자책골을 묶어 3-0으로 이겼다. 2승3무3패, 승점 9점이 된 서울은 일단 10위에서 8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그러나 상위권과의 승점 차이는 꽤 있다. 서울이 최소 해내야 하는 순위인 4위권 내 진입에는 많이 부족하다. 4위 포항 스틸러스(13점)와는 5점 차이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마지노선인 3위 경남FC(13점)보다 1경기를 더 치렀다. 경남이 승리라도 한다면 추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서울은 지난 한 주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14일 울산 현대와 7라운드를 0-1로 패한 뒤 박주영(33)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 지난 2년 동안 팀이 달라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의 토로였다. 16일에는 할 말은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폭탄 발언도 쏟아냈다.
19일 황선홍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박주영의 발언을 이해한다면서도 "다시 반복되면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자세에 일단 논란은 봉합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 대중에게 열려 있는 SNS의 특성상 언제 다시 박주영이 글을 올릴지 모른다. '박주영=서울'이라는 공식이 팬들에게 깊이 박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황 감독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8라운드에서 박주영을 명단에서 완전히 뺐다. "몸은 이상이 없지만, 경기 체력이 맥스(최대치)가 아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조영욱(19)을 내세웠다. 조영욱은 처진 공격수, 측면 공격수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박주영의 대체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올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참가하느라 서울의 스페인 동계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고 외국인 선수와 선참들에게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조영욱에게 선발 기회를 과감하게 부여했다. 조커로 네 경기에 출전했던 것이 전부인 조영욱의 능력을 제대로 보겠다는 의미였다. 절묘하게도 조영욱은 대구전 전반 12분 에반드로의 선제골에 오른쪽 측면 가로지르기로 도움을 기록했다.
과정이 좋았다. 상대의 빌드업 과정에서 활동량으로 패스를 잘랐다. 박주영에게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후반 6분 고요한의 골도 조영욱이 올린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수비수가 급하게 걷어낸 것이 고요한에게 향해 골이 됐다.
후반 35분에도 대구 수비수 김진혁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강한 가로지르기를 보여줬다. 힘이 넘치는 조영욱의 활약이 있어 가능했던 장면이다.
황 감독은 "한 경기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기대만큼 당당하게 보여줬다. 프로는 경쟁이다.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라운드에 서지 않을까 싶다"며 "주전과 비주전이라는 개념은 없다. 그 누구에게라도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주장 신광훈은 "이제 20살인데 정말 놀랍다. 좋은 능력을 갖췄다. 이전에도 밥을 샀는데 잘했으니 또 밥을 사겠다. 공격포인트를 계속 올려줬으면 한다"며 웃었다.
조영욱 외에도 황기욱, 심상민 등 젊은피들이 대구를 상대로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대부분 서울에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자원들이라 출전 기회에 대한 열망이 상당하다. 조영욱은 "프로에 와서 오래 뛴 것이 처음이다. 체력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보완하면 풀타임을 뛰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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