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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성장…4년전과 달라진 믿음의 방향


"꽉 찬 자신감"이 아닌 '팀 퍼스트 정신' 강조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4년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의 믿음은 스스로가 아닌 팀을 향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선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하고 있는 그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7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으며 공격진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해리 케인(25, 잉글랜드)과 델레 알리(22, 잉글랜드) 크리스티안 에릭센(26, 덴마크) 등 쟁쟁한 선수들 틈에서 만든 성과다. 공격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2년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라는 위업 또한 달성했다. 그간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EPL에 도전했지만 그만큼 득점력을 발휘한 선수는 없었다.

최고의 자리로 향하고 있는 그에게 국제 무대에서의 성적은 늘 아쉬움이었다. 특히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은 그에게 뼈아픈 역사였다. 당시 한국은 1무 2패를 기록하며 조별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축구 팬들도 귀국하는 국가대표를 향해 엿을 던지는 등 불만이 절정으로 다다랐다. 손흥민은 22살 막내로 출전해 2-4로 충격패했던 알제리와의 경기에선 만회골을 넣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퇴를 막을 순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 그가 닭똥같은 눈물을 쏟은 장면을 아직도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있다.

손흥민은 15일 용산 아이파크몰 더 베이스 서울 풋살장에서 열린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와 후원 계약 체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그는 "그때는 어린 나이에 기대와 자신감에 차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 소속으로 이미 2년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달성할 정도로 빼어난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빠른 스피드와 기술로 단단히 무장했고 무엇보다 어린 나이의 패기 또한 있었다. 그 패기를 국제 무대에서 풀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울었던 이유는 지는 게 싫어서였다. 창피하고 죄송스러웠다"고 돌아봤다.

그로부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손흥민은 "그때보다는 경험이 많이 쌓였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 경험이 믿음의 방향을 바꿨다. 기자회견 발언 곳곳에서 그 스스로가 아닌 팀 전체에 믿음을 보이는 자세가 엿보였다. 월드컵에 대해 "자신감만으로 되는 무대가 아니다"라면서 "팀 전체가 잘 준비해야한다. 저부터 잘 인지하겠다"는 발언이나 우승팀을 묻는 질문에 "한국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러시아에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고 싶다. 다른 팀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저희 팀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다"라는 말에선 '팀 퍼스트'가 엿보였다.

여기에 스스로를 낮추고 팀을 높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에이스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면서 "나에게 수비들이 몰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나는 그런 압박을 즐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닌) 우리 팀이 특별했으면 좋겠다.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팀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 본인의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월드컵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나에겐 너무나 간절하다"면서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이 몸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는 말로 승부욕을 불태웠다. 동시에 "이제는 눈물이 아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로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에둘러 예고했다. '팀'을 강조한 그가 브라질에서의 눈물을 러시아에선 반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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