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제71회 칸국제영화제가 12일 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한국 영화 '버닝'의 칸국제영화제 본상 수상이 불발됐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만비키 가족'에 돌아갔다.
19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드페스티벌에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만비키 가족'이 차지했다. 영화는 할머니부터 성인 여성과 남성, 청소년, 소년, 소녀 6명으로 이뤄진 비혈연 관계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시대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 작품으로, 칸 첫 선 이후 세계 평단의 호평을 안았다.
일본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아 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이번은 첫 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이다. 후쿠야마 마사하루 주연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제66회 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아무도 모른다'로 14세 배우 야기라 유야에게 역대 칸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을 통해 한국 관객에게도 친숙한 일본 영화인이다. 최근작인 '세번째 살인'으로도 국내 관객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콜드 워'의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폴란드 출신의 감독 파벨 포리코브스키는 지난 2015년 영화 '이다'로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상을 준 칸국제영화제에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감격을 표했다. 영화제 상영 후 현지 언론의 높은 평점을 받으며 유력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콜드 워'는 1950년대 냉전 시기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배경의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다.
경쟁부문 초청작 '도그맨'(감독 마테오 가로네)의 배우 마르셀로 폰테는 이날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손을 높게 들어 흔들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마테오 가로네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밝은 얼굴로 소감을 말했다.
카자흐스탄 감독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의 영화 '아이카'는 이날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이틀롤린 아이카 역을 연기한 사말 예슬야모바가 수상자로 호명됐다. 그는 "감독에게 감사하다"며 객석에서 박수를 보내던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에게 상의 영광을 돌렸다. 눈물을 글썽이며 수상의 감격을 드러냈다.
1984년생인 사말은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러시아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현재 모스크바에 거주 중이다. 2008년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의 감독의 영화 ‘툴판’으로 데뷔했다. 영화에서 사말 예슬야모바는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를 갖게 된 여성 아이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심사위원대상은 미국 감독 스파이크 리의 '블랙클랜스맨'에 돌아갔다. 배우 겸 감독인 그의 전작으로는 '말콤엑스' '똑바로살아라' '모배터블루스' '인사이드맨' 등이 있다.
한국영화로는 올해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수상에 실패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 '밀양' '시' '버닝'까지 세 편의 영화를 연이어 칸 경쟁에 올린 바 있다. 비경쟁부문까지 포함하면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까지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칸에 선보인 '칸이 사랑한 감독'이다.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다. 앞서 두 차례 초청에서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던 만큼 8년 만의 신작 '버닝'의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지만 이번엔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버닝'은 이날 오후 4시 팔레드페스티벌에서 열린 국제비평가연맹상 시상식에서 경쟁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부문은 각국 영화제 조직에서 주관하는 형태의 공식 시상은 아니다. 세계 영화 비평가와, 영화기자, 각국 평론가 단체가 가입된 국제비평가연맹이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영화제 기간 중 최고의 작품성을 자랑한 영화들에 격려와 존중을 보내는 의미의 상이다.
올해 영화제의 폐막작은 테리 길리엄 감독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다.
이하 제71회 칸국제영화제 수상작(자) 명단
▲황금종려상-만비키 가족(고레에다 히로카즈, 일본) ▲심사위원대상-블랙클랜스맨(스파이크 리, 미국) ▲심사위원상-가버나움(나딘 라바키, 레바논)▲감독상-파벨 포리코브스키(콜드 워, 폴란드) ▲각본상-라자로 펠리체(이탈리아), 쓰리 페이스(자파르 파나히, 이란) ▲여우주연상-사말 예슬야모바(아이카, 카자흐스탄) ▲남우주연상-마르셀로 폰테(도그맨, 이탈리아) ▲특별 황금종려상-이미지의 책(장 뤽 고다르, 프랑스) ▲황금카메라상-걸'루카스 돈트, 벨기에) ▲단편 황금종려상-올 디즈 크리처스'(찰스 윌리엄스, 프랑스)
조이뉴스24 칸(프랑스)=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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