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장거리 이동으로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도착한 신태용호의 첫 훈련은 족구였다. 다목적 의미가 담겼다.
축구대표팀은 4일 오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슈테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담금질에 돌입했다. 23명이 전원 열외 없이 훈련에 열중했다.
가벼운 러닝과 코어트레이닝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전술 훈련 대신 코스별로 짜인 회복 훈련을 소화했다. 볼을 다루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이후 4명씩 나눠 족구에 돌입했다. 소위 '마트 털기' 게임이었다.
족구에 열중하는 선수들의 열의는 대단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네트와 선을 넘긴 여부에 따라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고 소리를 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승우(20, 헬라스 베로나) 네트 앞에서 넘어지며 볼을 넘겼다. 김신욱(30, 전북 현대)은 긴 다리로 볼을 쳐냈다. 이마가 훤한 문선민(26, 인천 유나이티드)이 머리로 넘기자 어딘가에서 "머리를 내려"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대단했던 이유는 일정 금액의 돈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토니 그란데 코치가 훈련 시작 전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에게 돈을 넘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족구는 신 감독이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꾸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종종 활용했던 일종의 놀이다. 23세 이하(U-23),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에서 훈련이 지루하면 꼭 족구로 한 번 선수단의 승리욕을 자극했다.
신 감독은 직접 족구 방식을 설명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중 선수단이 옥신각신하자 직접 판정을 내리는 판관 역할도 마다치 않았다. 분위기가 너무 뜨거워 선수들이 승부를 두고 토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에는 신 감독과 그란데 코치의 마음이 맞았다. 김판곤 축구대표팀 부회장 겸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그란데 코치가 족구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의 마음과 그란데 코치의 경험이 절묘한 시점에 섞인 셈이다.
첫 훈련은 족구였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신 감독은 5일 훈련부터는 15분 공개 후 비공개 전환으로 바꿨다. 노출을 최대한 막고 집중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