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21일 소집 후 회복 훈련을 제외한 전술 훈련은 철저히 비공개하고 있다. 정보 유출을 막겠다는 의도에서다.
지난 3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입성해서도 마찬가지,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 훈련장에서 파워프로그램을 가동한 것만 완전 공개를 했을 뿐, 전술 훈련은 철저하게 취재진을 물렸다. 대표팀은 취재진이 슈타디온 밖으로 나가 나무 사이로 보이지 않는 지역까지 사라진 뒤에야 정상 훈련에 돌입했다.
언더독 처지인 신태용호는 작은 정보라도 새나가면 안 된다. 세트피스 전술, 수비 방법 등이 노출되면 그나마 있던 비책도 상대에 읽혀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늘 언론에 "다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정보전이다. 노출을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며 입을 다물었다. 평가전 전날에만 수비 방법을 알려주는 정도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저도 엑스맨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며 웃은 뒤 "서로 정보를 빼내기 쉬운 현실이다. 그래서 감독님도 조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무엇인가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며 발뺌(?)했다.
신태용호는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원하고 있다. 세트피스 등 부분 전술은 최대한 감추고 있다. 신 감독은 "평가전에서는 연마한 세트피스를 거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며 가지고 있는 비기에 대해 말을 아꼈다.
현재 23명에서 오른발 키커는 손흥민,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 왼발은 김민우(상주 상무), 홍철(상주 상무), 이재성(전북 현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도 압축된다. 볼의 궤적이나 강도 등을 그동안의 경기 분석으로 익히기에, 충분하다.
단순히 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코너킥, 프리킥 시도에서 볼이 없는 선수들의 움직임 등 모든 것이 정보다. 패턴을 읽히면 상대가 수월하게 수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가능하다.
신 감독의 기준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되는 숨김이다. 유쾌한 신 감독은 취재진에게 매일 양해를 구하고 있다. 그의 입을 바라보면 무엇인가 말을 하고 싶어도 꾹 참는 것이 느껴진다. 선수들의 훈련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조심스러움은 더 깊어진다. 그는 "어차피 23명이 정해졌다. 상대가 우리가 어떤 수비를 들고나오는지 대략 알 수 있는 상황이다"며 조금이라도 완성도를 높여야 득점 기회 창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가진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은 분명 걱정거리다. 본선의 분위기는 평가전과는 180도 다르다.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 스웨덴, 멕시코, 독일전 모두 원정 분위기에서 치러야 한다. 평가전에서 조금이라도 다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신 감독의 태도는 분명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연습을 줄기차게 하고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우려도 있다. 끝까지 숨기는 신 감독의 전략이 흥미로움과 궁금증을 동시에 유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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