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이 개최국 러시아의 대승으로 끝났다. 상대는 '아시아' 사우디아라비아였다. 5-0으로 이기며 강렬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해 나선 사우디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출전이라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반에 두 골을 내준 뒤 따라가려 노력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후반 중반 추가골을 내준 뒤 궤멸했고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더 내줬다.
사우디의 불안한 출발은 아시아 출전국들에는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국은 물론 일본, 이란, 호주도 90분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확인했다. 비교적 수비가 좋은 이란보다는 일본, 한국의 걱정이 더 크다.
아시아 팀들은 유럽팀과 만나면 고전하는 경우가 잦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북유럽의 스웨덴, 세계 최강 독일과 F조에 섞여 있다.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르고 멕시코를 지나 독일과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유럽 공포증을 깨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유럽팀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을 벗어나지 못하면 조별예선 통과라는 목표를 세운 한국에는 운이 따르지 않을 수 있다.
한 가지 유리한 것이 있다면 스웨덴 역시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2006 독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출전이라는 점이다. 치열한 유럽 예선에서 밀렸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월드컵 본선은 분명 다른 무대다.
한국은 9회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첫 경기에서는 4대회 연속 패하지 않고 있다. 3승 1무로 괜찮은 편이다. 첫 경기 운영을 비교적 영리하게 했다는 뜻이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 원정에서 각각 1-2, 2-3으로 패했지만, 충분히 좋은 원정 경험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에서 "분명한 것은 스웨덴이 12년 만에 나왔다는 점이다.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다. 우리가 수비로 잘 버티면서 조바심을 유도하면 스웨덴 입장에서는 경기를 쉽게 풀기 어려울 것이다. 이 부분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23명 중 월드컵 경험자가 8명으로 적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나마 포지션마다 월드컵을 누벼봤던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부터 중앙 수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 현대)가 수비를 조율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는 뛰지 못했지만, 벤치에서 지켜봤던 박주호(울산 현대)도 큰 자산이다.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던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전체를 조율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흐름을 보면서 공수 연결고리가 되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공격을 주도하고 김신욱(전북 현대)이 조커 역할을 하거나 또 다른 공격 옵션으로 위력을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어려움 극복이 가능하다.
월드컵 경험이 있는 익명의 전 지원스태프 A씨는 "첫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얼굴만 봐도 어떤 기분인지 안다. 심리적인 무장만 잘 된다면 상대가 누구더라도 '해보자'는 분위기가 대표팀을 감싼다. 경험자, 비경험자 상관없이 자신감이 충만하다. 스태프까지 느낄 정도다"며 자기 최면을 걸어서라도 자신감을 앞세워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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