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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니즈니]4년 미뤄진 이용의 소원, 이루어질까요


브라질에서 혹독함 맛보고 성장, 러시아에서 제대로 보여주겠다 약속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결전의 날입니다. 신태용호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스웨덴과 중요한 일전을 벌이네요. 하필 독일이 멕시코에게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0-1로 패해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기대치가 떨어졌지만, 승리를 원하는 한국 팬들에게는 신태용호를 더 응원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경기가 열리는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한국은 스웨덴에 어떤 결과를 낼까요. 많은 부상자 이탈로 비기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시각도 있고 모의고사도 제대로 못 봤는데 수능 벼락치기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전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선수들은 묵묵히 스웨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의 사전 캠프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니즈니로 넘어와서도 긍정적인 모습이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마이애미 사전캠프부터 취재해 본선까지 대표팀과 함께했던 글쓴이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좀 당황스럽기는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4년 전과 비교를 한다면 사전캠프에서 일부가 잔부상이 있었지만, 뛰지 못하는 수준은 아니고 충실하게 신태용 감독을 중심으로 코칭스태프가 짠 훈련프로그램을 순조롭게 소화했다는 점입니다. 마이애미에서는 날씨 문제로 훈련이 규칙적으로 이어지지 못했었거든요.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도 저온으로 인해 애를 먹었구요.

그래서 글쓴이는 한 명의 선수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32, 전북 현대)입니다. 이용은 선수단 최선참입니다. 염기훈(34, 수원 삼성), 이근호(33, 강원FC) 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박주호(31, 울산 현대)와 함께 맏형 역할을 하며 주장 기성용(29, 스완지시티)을 돕고 있죠.

브라질월드컵 당시 알제리와 2차전 2-4 패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났던 이용을 잊지 못합니다. 당시 이용은 알제리의 파상공세를 막지 못하고 측면 뒷공간 커버에 실패하며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경고까지 받는 등 혼란스러운 경기를 치렀죠.

이용에게 "괜찮냐"고 물었더니 경직된 표정을 풀지 못하더군요. 이용만 그랬을까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혹독한 패배를 당한 선수들에게 질문해야 하는 기자들도 괴롭고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왜 졌는지,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아서 독자들께 전달을 해야 하니까요.

이용은 떨리는 눈동자를 애써 감추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TV를 시청하며 응원했던 국민들에 대한 미안함이었습니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다른 선수들의 비통함보다 유독 이용의 표정이 밟혔습니다.

4년이 흐르는 동안 이용은 대표팀 승선과 하차를 반복했습니다. 그사이 경험도 많이 쌓았습니다. 특히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뛰면서 경기 운영 능력도 향상됐습니다. 측면에서 드리블하다가 바로 중앙을 향해 연결하는 러닝 가로지르기(크로스)도 수준급이 됐습니다.

이용은 몸을 던져가며 러시아를 준비했습니다. 신 감독이 원하는 공격 가담, 소위 오버래핑으로 표현되는 폭넓은 플레이도 열심히 해냈습니다. 지난 11일 세네갈전에서 이마가 7㎝나 찢어졌지만, 월드컵 출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괜찮냐"고 물으니 아무 이상이 없다며 기회만 있으면 "미친 듯이 뛰겠다"고 합니다. 스웨덴 공격 전개의 핵인 왼쪽 측면의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도 90분 내내 집중해 막겠다고 하네요.

아직 이루지 못한 소원도 있습니다. 자신의 가로지르기가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이든 김신욱(30, 울산 현대), 황희찬이든 누군가의 머리에 닿거나 몸에 닿아 골이 되거나 연계 플레이로 이어져 득점에 도움이 되는 것 말입니다. 승리로 직결된다면 더 좋고요. 그래야 브라질에서의 아픔을 확실을 지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용은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기자에게 딱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다시는 후회하지 않게 다 보여주고 가겠습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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