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여전히 소년같은 미소를 지닌 배우 최우식은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스럽고 유쾌한 이미지의 배역들로 기억돼왔다.
드라마 '호구의 사랑' '쌈, 마이웨이'와 영화 '옥자' '부산행' 등에서 보여준 현실적인 배역들에도 그가 지닌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깃들어있었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배우로 승승장구해오던 그에게 '마녀'는 데뷔 후 가장 과감하고 강렬한 도전이었다.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 제작 ㈜영화사 금월)의 개봉을 앞둔 배우 최우식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분)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우식은 귀공자 역을 맡아 그간의 발랄한 모습을 벗고 서늘한 변신을 시도한다. 시설에서 일어난 사고에서 홀로 탈출한 후 기억을 잃고 살아온 자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그의 일상을 뒤흔드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날카로운 눈빛부터 치밀한 액션까지, '마녀'의 귀공자는 최우식에게 수많은 '처음'의 순간을 안겨 준 작품이다.
"제일 걱정하고 있던 것이 액션이었는데 멋있게 나온 것 같아요. 제일 기대됐던 장면은 기차 안에서 자윤을 만나는 첫 장면이었죠. 처음 이미지 변신을 하다보니 그 큰 화면에 제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어요."
극 중 귀공자가 선보이는 액션은 인간 병기로 태어나고 길러진 인물답게 가차없고 냉정하다. 이를 위해 그는 3개월 간 하루 5시간의 액션 훈련을 소화했다. 최우식은 그간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 얼굴을 보여줄 수 있었던 과정을 돌이켰다.
"지금까지 맞는 연기도 많이 하고 도망가는 연기도 많이 했어요. '마녀'에서와 같은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지 못했으니 제가 제작자거나 감독이라도 저에게 쉽게 이 배역을 주기 어려웠을 것 같더라고요. 일을 하며 이런 역을 많이 못 받아봐서 제 경험이 정말 부족했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하늘이 도와서 이 배역이 제게 왔고, 너무 좋았어요. 어찌보면 '거인' 이후 그 전과 다른 이미지의 배역이 많이 왔었거든요. '마녀' 이후 이런 배역도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돌이켜보니 '마녀' 이전에도 새로운 배역들을 꾸준히 욕심내왔다고도 말했다. 선하게만 보이던 얼굴 뒤 끔찍한 이면을 숨기고 있었던 '궁합' 속 인물을 연기할 수 있었던 데에도 이같은 생각이 영향을 미쳤다.
"'궁합' 역시 나중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배역이었는데 어느 인터뷰에서 답하다 생각해보니, 그 배역을 선택했을 때도 그런 갈망이 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고요. 제가 그 전부터 그런 역을 연기하고 싶었나봐요."
최우식을 만난 귀공자라는 인물은 애초 시나리오와 다소 다른 모습으로 완성됐다. 그는 "대본에 있던 귀공자를 감독과 상의해 바꿨다"며 "더 개구쟁이의 모습으로 더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감독이 처음 생각한 귀공자로 갔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만족은 해요. 더 겹겹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요. 처음엔 딱딱하고 차갑고 정말 눈빛에 카리스마가 더 있는 인물이었어요. 다른 길로 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메인 '아웃라인'이 있었고요."
"태권도 학원에서도 '노란띠'까지밖에 못 땄다"는 최우식은 귀공자 역을 위해 "0부터 시작하는" 액션 훈련에 임했다.
"다행스럽게도 '마녀' 촬영 전에 시간이 돼서 3개월 간 하루 4~5시간 할 수 있었어요. 액션 연기는 '부산행'에서 도망가고 맞는 정도만 했었죠. 태권도도 노란띠밖에 못땄었어요. 김다미도 그렇고 우리가 하는 게 그냥 액션이 아니거든요. 인간이 못하는 게 많은 액션이에요. 인상 찌푸리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듯 해야 했으니. 0부터 시작했어요. 7~8까지는 올렸던 것 같아요."
'마녀'는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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