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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막판까지 버티는 체력 시스템 재정립해야


선수들 제각각 다른 상태에서 소집, 외적 변수를 줄여줘야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은 파상공세의 독일에 밀리는 경기를 했다. 슈팅 수 11-26, 볼 점유율 30%-70%였다.

하지만, 전체 이동 거리는 118㎞로 독일(115㎞)보다 3㎞나 더 뛰었다. 전술적인 부족함을 뛰는 축구로 만회했다. 상대 선수 한 명에게 2~3명의 수비가 달라붙어 볼을 확보했다.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경기 전략을 짜면서 공격수들은 독일 수비 진영으로 전력 질주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중심으로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이재성(전북 현대) 등이 자주 볼을 잡고 넘어갔다.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의 골이 상징적인 장면이다. 주세종(아산 무궁화)의 롱패스를 우리 진영 중앙선 아래에서 독일 수비진영 골지역까지 뛰어가 골을 터뜨렸다. 후반 막판에 뛸 체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하지만, 스웨덴전에서는 막판까지 뛸 체력이 부족했다. 이영표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후반 25분까지 버텨 준다면 승산은 한국에 있다"고 했고 박지성 서울방송(SBS) 해설위원도 "후반에도 대형을 내려서더라도 지키는 힘만 있다면 분명히 기회가 온다"고 지적했지만, 스웨덴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체력이 떨어져 기회를 날렸다.

대표팀은 체력을 월드컵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꼽았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보다 기술, 전략 부족을 체력으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안타깝게도 대표팀의 상황은 쉽지 않았다. 소집 당시 유럽파는 리그를 끝나고 몸이 처진 상태였고 K리거 중에서도 전북 현대 소속 선수들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병행하느라 힘을 뺐다.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A매치도 빡빡하게 치렀다. 대표팀은 총 4회를 국내 두 번, 해외 두 번으로 나눠 치렀다. 그러나 소집 전부터 몇몇 선수는 온두라스와 첫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뜻을 나타냈다. 몸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수단의 틀을 맞춰보기 위해 잡은 A매치가 오히려 독으로 다가왔다. 3경기 정도만 치러도 됐을 평가전이 4경기로 늘어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내에서 A매치를 끝내고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으로 넘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은 11시간의 비행을 한 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도착했다. 레오강까지는 육로로 5시간 30분을 이동했다. 레오강에서 2시간30분이면 이동 가능한 독일 뮌헨을 두고 두 배 넘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인 여러모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다. 오스트리아 교통법 규정상 2시간을 운행하면 1시간여는 쉬어야 했고 시차 등 피로 누적의 어려움마저 더해졌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 곳은 레오강에서 2시간여 떨어진 인스브루크였다. 대표팀은 경기 하루 전 이동해 숙소를 잡았다. 이동의 연속이었다. 피곤한 선수들이 컨디셔닝 프로그램까지 소화하면서 몸은 더 힘들어졌다.

선수들이 견뎌내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지만, '스웨덴과 1차전을 위해서'라는 정석적인 답만 돌아왔다. 실상은 일부 선수가 컨디셔닝 프로그램에 대해 의문을 던졌고 결국 계획했던 두 차례 훈련은 없던 일이 됐다.

물론 대표팀은 선수들을 지난해 최종예선 통과 후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선수들의 피로도와 체력을 지속해서 확인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소집 시기의 체력 맞추기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의 경향은 뚜렷하다. 종료 직전까지 버티는 체력이 있어야 골을 넣어 승부를 가른다는 점이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확실한 교훈을 얻고도 아쉬움만 반복한 대표팀이다. 향후 해외 진출 선수가 더 많아지면 체력은 제각각이다. 전담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해 보인다.

/카잔(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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