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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정재훈 두산 코치 "첫 세이브 때가 떠오르네요"


30일 KIA와 홈 경기 앞서 팬 사인회 등 관련 행사도 함께 진행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코치 생활을 시작한지 조금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눈물은 안 흘릴 것 같아요."

정재훈(38) 두산 베어스 코치가 오랜만에 홈 구장인 잠실구장을 찾았다. 그는 올 시즌부터 지도자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더이상 선수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지만 두산 퓨처스(2군)팀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는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주말 3연전 둘째 날 경기를 가족과 함께 찾았다. 두산 구단은 당일 정 코치의 선수 공식 은퇴식을 치른다고 예고했다.

정 코치는 은퇴식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 회견을 통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며 "그러나 은퇴식도 치르지 않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도 더 많다. 나는 이런 행운과 마주친 셈이지만 앞으로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런 은퇴식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과 KIA의 맞대결이 열리는 잠실구장 중앙 출입구에는 평소 주말과 비교해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두산 구단에서 준비한 정 코치의 마지막 팬 사인회가 은퇴식에 앞서 열렸기 때문이다.

정 코치는 "야구장에 오니 기분도 들뜨고 정말 오랜만에 사인회에 참가하다보니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도 든다"며 "선수로 뛸 때는 팬들로부터 '경기 잘하세요. 경기 잘 뛰세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오늘은 다르더라. '선수 잘 가르쳐 주세요'라는 얘기가 많았다. 선수 은퇴가 실감이 났다"고 웃었다.

그는 휘문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지난 1999년 2차 5라운드 37순위로 두산의 전신인 OB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1군 데뷔는 2003년으로 2016년까지 14시즌을 뛰었다.

프로 통산 555경기에 나와 705.1이닝을 던졌다. 그 기간 동안 35승 44패 139세이브 84홀드 평균자책점 3.14라는 성적을 냈다.

정 코치는 "마무리로 보직을 맡아 첫 세이브를 올린 경기와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투수로 마지막 등판이 된 경기가 기억이 난다"고 얘기했다. 그는 2005년 소속팀 뒷문을 처음 맡았고 그해 51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했다.

현역 선수로는 지난 2016년 8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이 마지막 등판이 됐다. 정 코치는 "결국 그날 부상을 당했는데 마지막 경기가 되버렸다. 그래서 더 생각이 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코치는 당일 아내를 포함한 가족과 함께 두산-KIA전을 지켜본다. 그는 "선수로 뛰는 동안 가족이 야구장에 찾아와 함께 경기를 본 적이 없었다. 사실은 좀 망설였다. '1군 경기를 내가 지켜봐도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끝까지는 안 보더라도 5회까지는 보려고 한다. 오늘 만큼은 관중과 팬 입장이 됐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정 코치는 경기 시작을 앞두고 두산 구단이 준비한 공식 은퇴식 자리에 참석했다. 행사가 끝나갈 무렵 팀 동료들은 정 코치를 헹가레 쳤다. 상대팀 KIA 선수들도 3루 파울 라인에 도열해 정 코치의 은퇴식을 지켜보며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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