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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함·처절함이 보이지 않는…정말 평범한 수원


전북 덕분에 올해 최다 관중 기록, 현상 유지에만 급급하는 모습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휴식기를 끝내고 재개된 K리그1은 순식간에 3경기를 치렀다. 1위 전북 현대가 깔끔하게 순항하고 있고 네게바-말컹-쿠니모토 트리오를 앞세운 도민구단 경남FC도 승격팀이지만, 상위권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가장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팀은 수원 삼성이다. 3경기 4득점 6실점이다. 하위권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에서 2-0으로 이겼지만, 홈에서 치른 제주 유나이티드, 전북전에서는 각각 2-3, 0-3으로 졌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제주전에서는 수비의 위치 선정 실수로 허망하게 실점하더니 전북전에는 상대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고 압박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로페즈의 빠른 드리블과 아드리아노의 공간 돌파에 수비가 도미노처럼 붕괴했다.

수원은 김은선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새로 영입한 박종우도 8월에나 기용 가능하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 사리치는 아직 적응이 어려운 듯 따로 노는 모양새였다.

적응이 관건이라는 것이 서정원 감독의 생각이다. 박종우도 경기 체력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고 사리치 역시 유럽 축구 휴식기에 합류해 100%가 아니라는 것이다. 8월까지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연전에 적절한 시간 배분으로 경기 체력을 올리면서 K리그에 안착하게 해주겠다는 것이 서 감독의 의도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량과 별개인 처절함이 보이지 않는다. 상위권 팀에 패한 뒤 분해서 제대로 해보겠다는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다. 팬들이 야유를 보내도 다음에 더 잘하겠다는 태도가 아닌, 고개를 푹 숙이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모습이다. 과거 수원이라면 전북, 서울, 울산 현대 정도의 팀에 패배 시 그라운드를 주먹으로 내려치는 등 분노하는 모습이 겉으로라도 뿜어져 나왔다. 이를 본 수원 팬들이 야유 대신 격려하며 함께 전의를 불태웠다.

오히려 최근에는 과거 황금기 시절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팬들이 신흥 강호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전북에 더 분노하는 모습이었다. 전북전 종료 후 이재성을 비롯해 3명이 지우반 피지컬 코치가 지도하는 가운데 그라운드에서 마무리 운동을 했다. 강팀의 선수단 관리가 이렇게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장면을 본 일부 수원 팬은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나가"라고 소리쳤다. 패배에 대해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원정에서도 마무리 운동으로 철저하게 몸 관리에 집중하는 전북에 화풀이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전북 팬들만 1천명이 넘게 왔다. 전주에서 출발한 45인승 버스만 12대나 됐다. 전통의 라이벌 FC서울보다 더 많이 오는 팀이 됐을 정도다. 골을 넣으면 하는 응원인 '오~오~렐레'만 세 번이 나왔다. 수원 팬들은 비슷한 상황에 하는 응원인 '알레~알레~알레~알레 블루윙" 대신 '우리에게 골을 보여줘'라고 외쳤을 뿐이다.

녹색 전사들에 의해 수원성은 함락됐다. MBC(문화방송)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가 "수원이 더 팬이 많지 않으냐"는 물음에 이용이 발끈해 "전북이 더 많다"고 한 주장이 허언이 아님을 팬들 증명한 셈이다.

전북 '덕분에' 수원은 올해 두 번째로 관중 수 만 명을 넘겼다. 4월 8일 서울전이 1만3천122명이었는데 이날은 1만3천834명이었다. 총 관중은 1만5천153명이었다. 상대 팀과 상관없이 1만 관중은 거뜬하게 넘겼던 수원이지만, 이제는 서울과 전북 아니면 그마저도 어려운 지경이 됐다. 구단 수뇌부부터 선수단까지 결여된 처절함을 찾아야 하는 수원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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