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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피땀흘린' 조효철,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6㎏ 金…"가족 생각으로 버텼다"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가족의 힘이 대단한 것 같아요. 가족 생각하니 포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머리에 붕대를 잔뜩 감은 조효철(부천시청)은 버티고 버텼다. 몇번이고 넘어질 뻔 했지만 버텼다. 역전을 해내고는 태극기를 들고 포효했다. 그 뒤에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조효철은 22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 어셈블리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결승에서 중국의 샤오 디를 5-4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어려운 경기였다. 초반 1점을 냈지만 이후 연달아 상대방의 공격에 당하면서 순간적으로 4점을 허용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끝까지 샤오 디를 공격했다. 그리고 2분 여를 남긴 순간, 기술이 정확하게 먹히면서 샤오 디가 넘어졌다. 전광판은 5-4로 바뀌었다. 남은 시간을 버티고 버텨내 꿈에 그리던 금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은 물론 국제 대회와도 연이 없던 그다. 박장순 레슬링 총감독은 "곡절이 많았던 선수"라고 표현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가 그에게는 마지막이 될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에서 그는 금메달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안고 돌아갔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그의 머리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져있었다. 눈두덩이가 찢어져 피와 땀이 뒤섞여 있었다. 꿰매야할 정도의 상처. 그러나 그는 "너무 좋다.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승리의 기쁨을 드러냈다.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가족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곧장 관중석에 올라가 부인인 김영진씨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조서윤 양과 함께 부둥켜 안았다. 조효철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족"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가족을 생각하니 포기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생의 우여곡절이 심했던 그에게 가족은 큰 힘이었다. 그는 "매번 선발전에서 졌다. 사실 아시안게임이 내 인생에는 없을 것만 같았다"면서도 "가족이 있어 마지막으로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오기도 생겼다. 조효철의 금메달을 예상한 인물은 사실 거의 없었다. 이것이 오히려 승부욕에 기름을 붓는 계기가 됐다. 그는 "오기가 생겼다"면서 "중량급에서 성적을 내기가 솔직히 힘들다. 하지만 지고 싶지 않았다. 중량급에서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쉽지는 않았다. "죽을 뻔했다. 1분이 한 시간 같았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이겨내고 웃었다. 그의 말대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분명 조효철은 늦게 핀 꽃이다. 그러나 가족 그리고 마음 속에 생긴 오기는 그에게 훌륭한 거름이 됐다. "아버지가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해줄 수 있게 됐다. 나 스스로에게 자랑스럽다"는 조효철. 딸 서윤 양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한 한 판이 됐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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