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값진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25, 평택시청)은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김민석은 22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 어셈블리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의 마흐디사데흐 아르파타페흐를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민석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됐다. 아르파타페흐를 끊임없이 몰아치면서 점수를 냈다. 힘에서 아라파타페흐가 조금 더 앞섰다. 최중량급답게 힘과 힘의 충돌이 계속 이뤄졌지만 김민석은 안정적인 포지션으로 1점을 지켰다. 뒤에 점수를 따낸 사람에게 승기가 올라가는 '후취점 우선' 규정 덕에 김민석은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최중량급에서 금메달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은 점점 메달권 진입 선수가 늘고 있다. 김용민이 인천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이번엔 김민석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서구권 체형에 가까운 중동 내지는 서아시아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려졌던 종목인만큼 가치있는 성과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만큼 힘든 경기를 이겨냈다. 김민석은 "그냥 아무 느낌이 없다. 동메달을 딴 것이 믿기지 않는다. 열심히 했는데 하늘에서 주신 것 같다"면서 "메달보다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한판 한판 열심히 하자고 생각한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민석은 최근 2년간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7년 콜로라도 세계레슬링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땄고 아시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면서 손맛을 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공이 아닌 자신을 지도해준 코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정지현 코치님이나 김정섭 코치님 같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김 코치님은 내 모교(경성대)의 은사님이기도 하다"면서 "선생님들이 '중량급에서는 하면 된다' '안되는 것 없다'라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그는 "대표팀을 2년 정도 했다.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아선수권은 나가봤지만 이런 큰 경기는 처음이다. 이런 대회에서 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물론 보완해야할 점도 있다. 서구권이나 유럽, 남미의 선수들에 비하면 힘이 약하다. 김민석도 "큰 무대에서는 아직 힘이 약하다"고 인정한다. 그가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은 속도다. 그는 "중량급답지 않은 스피드를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그걸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나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강점을 늘린다면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도 올라간다. 그는 "오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레슬링 최중량급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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