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99개의 메달을 이뤄 행복했습니다."
'땅콩 검객' 남현희(37, 성남시청)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노골드'로 끝났다. 하지만, 메달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후련하게 은퇴하는 계기가 됐다.
남현희는 지난 23일 전희숙(34, 서울시청), 채송오(29, 충북도청), 홍서인(30, 서울시청)과 함게 나선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36-45로 패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 5연패라는 최강 지위로 넘어갔다. 남현희는 5연패 중 3번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개인전에서는 전희숙과 16강 맞대결에서 패했다. 동메달 1개로 역대 모든 국제대회 메달 수는 99개가 됐다. 100개에 1개 부족했다.
154㎝의 작은 키지만, 20년 동안 국가대표를 달고 보내며 쌓은 경험은 큰 자산이다. 남현희는 25일 자카르타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늘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회가 끝나고 아쉬움이 남아 있는 것은 저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동메달로 장식했지만 3위의 감정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마지막에 100개 다 채우지 못했지만, 99개 메달을 이뤄 행복했다"며 겸손함을 표현했다.
자연인이자 여섯 살 된 딸의 엄마로 돌아가는 남현희다. 그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희열과 쾌감을 느꼈다. (전)희숙이와는 아시안게임에 많이 나왔지만 다른 선수들은 적었다.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었는데 일본과 4강전 초반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마지막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최선을 다했다. 득점으로 연결하고 싶었다. 마지막 주자인 전희숙에게 짐을 덜어주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여자보다 상대적으로 약했던 남자 플뢰레가 단체전에서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에 금메달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애틋한 마음이었던 모양이다. 남현희는 "펜싱은 여러 종목이 있다. 플뢰레를 하는 남자 선수들에게 좀 더 친근한 마음이 있다. 여자가 한참 좋은 시절에 남자는 부진했고 동료로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남자는 신장이 작아서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과정을 보는 동료 입장에서는 아시안게임에서 결과를 얻기를 바랐다. 득점으로 연결되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어서 조언을 해줬는데 후배들이 잘 받아줘서 좋았다"며 웃었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 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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