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문성민은 오늘 너무 힘이 들어간 스윙을 하더라. 그래서 미지막 세트에 서재덕으로 갔다."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30일 자카르타에 있는 GBK 인도어 볼리볼 홀에서 열린 대만과 4강전(준결승)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1세트를 먼저 내준 한국은 2, 3세트는 비교적 쉽게 따냈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은 대만은 4세트를 따내며 승부는 원점이 됐다. 마지막 5세트. 흐름은 한국이 아닌 대만쪽에 유리했다.
오심도 나왔다. 8-9로 한국이 끌려가던 상황에서 한국의 포인트가 인정되지 않았다. 9-9가 아닌 대만이 10-8로 앞섰다. 세트 후반부 압박감과 부담이 커지는 시간. 한국은 이때부터 집중력을 보였다.
12-12 상황에서 최민호(국방부)가 분위기와 흐름을 한꺼번에 가져오는 귀중한 단독 블로킹을 성공했다. 한국이 13-12로 역전했고 이후 내리 두 점을 올리며 승부에 마침표를찍었다.
그 두 점을 책임진 선수는 주포 문성민도 아니었고 전광인도 아니었다. 대표팀에서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와 아웃 사이드히터(레프트)를 겸하고 있는 서재덕(한국전력)이 책임졌다.
그는 오픈 공격에 이어 블로킹에 성공해 한국의 결승행을 자신의 손으로 이끌었다. 서재덕은 앞선 4세트 후반 코트에 들어가 5세트를 계속 뛰었다. 문성민이 뛰는 자리에서였다.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5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였다. 김 감독은 "조별예선 첫 상대로 대만을 만났을 때도 (서)재덕이 공격이 잘 통했다"며 "그리고 (문)성민이와 비교해 서재덕이 테크닉적인 부분은 더 좋다. 그래서 성민이를 대신해 재덕이로 가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론이지만 김 감독이 내린 판단과 선택은 제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한편 김 감독은 결승 상대로는 "이란이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란의 준결승 상대인 카타르도 높이가 좋다. 그러나 아무래도 국제대회 경기 경험이 많은 이란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란과 만나게 된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실력의 120% 정도는 나와야 한다"며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이고 후회 없이 치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은 5세트 초반 서재덕의 공격 범실이 연달아 나올 때 문성민을 교체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덕이 실수가 아니라 세터 범실로 공격이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 해당 상황에서 교체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오는 9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승리할 경우 지난 2006년 도하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 이제 '마지막 승부'만 남았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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