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그저 농담으로만 그칠 것 같았던 조현우(27, 대구FC)의 유럽 진출 꿈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현실성 있는 일이 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 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대회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2-1로 승리하며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의 골에 도움을 기록하는 등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주며 우승을 견인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골키퍼 조현우의 역할도 상당했다. 조현우는 전반 중반 결정적인 슈팅 하나를 막았다.
후반에도 마찬가지, 틈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연장 전, 후반에는 더 집중해 상대 공격을 막았다. 또, 흐름을 제어하기 위해 골킥 후 쓰러지는 노련함도 보였다.
조현우는 "부상으로 인해 힘들었지만, 감독님께서 출전 기회를 줬다. 감사하다. 와일드카드로 뽑아주신 것도 정말 감사드린다. 선수들에게는 고맙다는 말 하고 싶다. 평생 잊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며 감동을 표현했다.
애초 조현우 선발 당시 러시아월드컵 활약으로 뽑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강현무(포항 스틸러스)가 U-23 대표팀의 주전급 수문장이었고 송범근(전북 현대)과 경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대표팀에 오니 필요한 인물이 됐다.
일본전도 그랬다. 그는 "영상을 통해 분석을 많이 했다. 겁나는 것도 없었고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90분에 득점이 터지지 않아 연장으로 갔고 힘들었지만, 자신감이 있었다"며 승리에 대한 확신이 금메달을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 선방도 "실점하리라 생각했지만, 대한민국의 힘으로 막았다"며 집중력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16강 이란전에서 왼쪽 무릎 부종으로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 뛰지 못했던 조현우다. 그를 대신해 출전했던 송범근(전북 현대)은 조별예선 말레이시아전 1-2 패배의 한복판에 있었다. 우즈벡전에서도 3실점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당연히 조현우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조현우는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로 결승을 치렀어야 했다. 무릎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아서 힘들었다. 어제 감독님께서 따로 호출해 '서 있기만 해도 팀에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시며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팀을 위해 끝까지 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정신력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경쟁자이자 후배였던 송범근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 조현우 입장에서도 고마운 일이었다. 그는 "주장 (손)흥민이도 고맙지만, 옆에서 도왔던 (송)범근이가 고맙다. 말레이시아전 이후 많이 힘들어했다. 8강에서 잘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대한민국 골대를 같이 지켰으면 좋겠다"며 격려했다.
무엇보다 현역 입영 대상자인 조현우는 병역 혜택을 받아 해외 진출의 길이 열렸다. 월드컵 당시 숱한 선방으로 최고 골키퍼로 인정받았던 조현우다. 그는 "잘 풀린 것도 있겠지만, 나 역시 큰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골대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웃었다.
특히 유럽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많이 기대하실 것 같다. 유럽에 진출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응원 부탁드린다"며 분명한 목표가 생겼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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