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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팬심, 벤투호 훈련 보려 하루 전 새벽 6시부터 대기


파주NFC 회복 훈련에 1천1백여 팬 모여 함성 쏟아내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승우야~, 흥민 오빠~."

경기장의 열광적인 분위기가 훈련장까지 옮겨붙었다. 역대 가장 많은 팬이 몰렸고 밤샘까지 있었을 정도로 뜨거웠다.

8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 전날(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치러 2-0으로 이긴 축구대표팀의 회복 훈련이 있었다. 통상적인 훈련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시간에 맞춰 나와 몸을 풀었다.

그런데 이날은 팬들에게 훈련을 공개하는 오픈 트레이닝데이였다. 놀랍게도 역대 가장 많은 1천1백명의 팬이 파주NFC를 찾았다. 대중 교통편이 마땅치 않은데도 알아서 찾아오는 정성을 보였다.

어느 정도는 뜨거운 팬심이 예상됐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밝은 희망과 함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인 과정을 거쳐 금메달을 획득해 관심이 뜨거웠다. 이는 코스타리카전이 2013년 브라질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전 이후 5년 만에 매진되는 사례로 이어졌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오픈트레이닝데이에 대한 관심이었다. 전날 새벽 6시부터 파주NFC 앞에 와서 기다린 팬이 있었다. 경기가 끝나 선수단이 파주NFC로 복귀 무렵인 자정에는 인근 야외 자동차 극장까지 긴 줄이 형성됐다고 한다. 텐트가 등장했응 정도, 대한축구협회는 긴급 공지를 올려 안전 문제로 500명 이상은 수용이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실제 과거 파주NFC에서 있었던 팬 트레이닝데이에서는 경계선을 넘은 팬들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선수들과 섞이면서 잔디가 망가지는 등 소동이 벌어진 일이 있다. 이 때문에 철제 벽을 설치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거쳤다. 월드컵 직전 국내 평가전이었던 온두라스전 다음 날인 지난 5월 29일 대구 스타디움에 모인 팬이 3백여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가 넘는 인원이 몰려들었다.

첫 번째로 파주NFC에 와서 대기표 '1번'을 받고 대기했다는 팬 왕호정(20) 씨는 "7일 새벽 6시에 도착해 기다렸다. 손흥민 팬인데 정말 보고 싶었다. 팬 카페에서 공지를 보고 파주NFC에 왔다. 돗자리를 깔고 기다렸다. 피곤했지만, 다른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을 볼 생각을 하니 피곤이 싹 가신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2번을 받은 팬은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의 팬이었다.

팬들은 피켓을 손수 제작해서 들고 왔다. '제주도에서 왔다.', '해운대고 2학년'이라며 지역명을 표기에 주목받으려는 팬이 있었는가 하면 학교 점심시간에 꽃집에 가서 '이승우 나무만 보지 말고 나만 바라봐'라고 재치 있게 문구를 적은 축하 띠를 제작해 온 팬들도 있었다. 사진을 찍는 취재진을 향해 "(황)의조 오빠랑 같이 찍어주세요"라고 소리치는 팬도 있었다. 심지어 상의를 탈의하는 남성팬도 보였다.

5백명 수용이었지만, 이날 오전에 파주NFC에 온 팬들도 상당수였다. 축구협회는 오래 기다린 팬들을 위해 일정한 차별을 뒀다. 추가로 기다린 250명의 팬까지 총 750명의 팬은 주훈련장인 백호 구장 관중석에서 관람하고 사인을 받게 했다. 350명의 팬은 바로 아래 새싹 구장에서 코스타리카전에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이 내려가 인사하고 단체 사진을 찍도록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나름대로 대비를 했는데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 코스타리카전이 끝나고 복귀하는 팬들을 본 파울루 벤투 감독이 많이 놀랐을 정도다. 장소를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다"고 전했다.

스태프는 팬들이 전한 선물을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책상 위에는 각종 선물과 편지가 가득했다. 한 팬이 이승우에게 적은 편지에는 '절대 부상 당하지 마시고 경기장에서 날아다니세요'라는 격려 문구가 있었다.

모든 훈련이 끝나고 20분 정도 예정됐던 사인회도 30분을 넘겼다. 팬들은 저마다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애를 썼다. 선수들도 최대한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여성팬들이 상당수를 차지했지만, 남성팬들도 꽤 있었다. 김민재(전북 현대), 남태희(알두하일) 등은 사각지대에 있는 팬까지 챙기는 살뜸함을 보였다.

벤투 감독도 직접 사인에 나섰다. 그러자 "벤투, 사인 플리즈"를 외치는 등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코칭스태프는 팬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등 그야말로 훈훈한 분위기였다. 예상 시간보다 15분여가 초과하고 나서야 사인회가 끝났다.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이 다시 샘솟았던 파주의 뜨거운 분위기였다.

조이뉴스24 파주=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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