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제국익문사 요원 명단을 내가 어떻게 구해."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션샤인' 20회에 등장한 대사다. 쿠도 히나(김민정 분)가 제국익문사 요원인 강씨 부인(선화 분)을 추궁하는 장면. 일본군에 정보를 은밀히 보내온 프랑스 서기관 레오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한 것이자, 제국익문사로 활동하던 강씨 부인의 변심을 확인하는 대목이었다.
구한말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속 등장하는 '제국익문사'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제국익문사가 직접적으로 언급되거나 그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극중 쿠도 히나의 정체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이다. 그간 각종 드라마와 작품 속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비밀 조직이라는 점에서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샀다.
김은숙 작가는 극중 쿠도 히나의 의뭉스러운 행보와 맞물려 제국익문사가 관련된 물음표를 스토리 곳곳에 숨겨놨다. 쿠도 히나의 정체가 밝히지면서 과거의 행적들도 퍼즐 맞추듯 풀리고 있다.
드라마 초중반 쿠도 히나가 고종 황제로부터 전달된 봉투 속 문서를 읽고 태워버리는 장면. 그 문서에는 조선의 황실문양과 함께 '성총보좌'라는 인장이 찍혀있었다. 쿠도 히나와 황제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부분. 또한 쿠도 히나가 유진 초이(이병헌 분)를 찾아가 "궁에서 기별이 와 전달한다. 비공식적으로"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궁내부 대신 이정문(강신일 분)에게 은밀하게 지시를 받는 모습도 제국익문사와 관계가 있다. 일본군과 내통하던 프랑스 서기관은 왜 그토록 '제국익문사 명단'을 가지고자 했을까.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는 고종의 비밀정보기관이다. 1902년 6월 대한제국 초대 황제 고조 광무제(高祖 光武帝)가 황제 직속으로 설립했다. 비밀리에 탐지한 사항을 매일 같이 비밀 보고서로 작성해 황제에게 보고했고, 고종이 성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필했다. 정탐의 주목적은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경계로, 일본군 장교들의 이동과 일본 상인들의 불법 행동 등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궁 안에 군대를 배치해 고종을 감시하고 친일 관료들을 통해 정보를 빼내던 상황에서, 고종황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담긴 상징적 조직이었다.
그 누구보다 수많은 고급정보를 알고 있던 쿠도 히나가 이런 역할을 하는 비밀정보원이었던 것. 또다른 고종의 측근이자 외교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던 이정문 또한 제국익문사의 수장이었다. 쿠도 히나는 위험에 처한 이정문을 보며 "그래도 명색이 제국익문사 요원인데 내 수장을 죽게 돌 수 있나"라며 그동안 시청자들이 추측만 했었던 정체를 드러냈다.
'미스터션샤인'의 제국익문사는 단순히 쿠도 히나의 신분에 대한 흥미나 궁금증을 자극하기 위해 등장한 장치만은 아니다. 제국익문사라는 조직을 통해 고종 또한 일제에 맞선 노력과 저항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미스터션샤인'은 일제에 강제합병 되기 전 의병들의 활동을 그려내고 있다. 민초들 뿐만 아니라 조선 최고 명문가의 애기씨까지, 조선을 지켜내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으로 일제에 저항 활동을 하는 모습이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며 몰입을 더하고 있다.
'미스터션샤인'은 드라마 초반 구동매(유연석 분)의 캐릭터 미화 논란부터 일부 스토리라인이 식민사관적인 부분이 발견된다는 지적까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터.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고증과 역사 의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제국익문사는 김은숙 작가의 역사 고증으로 탄생했다. 실제로 존재했던 고종의 비밀조직, 제국익문사를 통해 픽션과 역사의식을 두루 풀어내며 시청자들에 의미있는 물음을 던졌다. 비밀 조직이었던 탓에 역사의 기록에도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는 이들을, '미스터션샤인' 속 배우들이 그려내는 모습을 통해 역사적 관심을 환기 시켰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24부작 중 20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미스터 션샤인'의 남은 이야기. 구한말 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이 그려나갈 삶이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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