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BIFF]'군산' 장률X박해일, 이유 있는 세번째 만남(종합)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장률 감독과 배우 박해일이 '경주'(2013) '필름시대사랑'(2015)에 이어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로 세번째 호흡을 맞췄다. 지난 5년 동안 세 작품이나 함께 작업한 장률 감독과 박해일은 서로에게 존경을 표하고 애정을 드러냈다.

5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감독 장률)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장률 감독과 배우 박해일이 참석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오랜 지인이던 남녀가 갑자기 함께 떠난 군산여행에서 맞닥뜨리는 인물과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감정의 미묘한 드라마를 담아낸 작품. '경주'(2013) '춘몽'(2016) 등을 연출한 장률 감독의 11번째 작품이자 그가 한국에서 만든 6번째 장편이다.

장률 감독은 "몇 년 전에 목포에 간 적이 있는데 그 공간에 대한 인상이 너무 깊었다"라며 작품에 대한 구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배우로서)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박해일이었다"라며 "둘이 목포에 갔는데 영화를 촬영할 민박집을 못 찾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산에 갔는데 일제시대 건물이 목포보다 많이 남아 질감은 더 부드러웠다. 그런 질감에서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하면 좋지 않나' 싶었다"라며 작품이 구체화된 경험을 전했다.

박해일은 "'경주'에 이어 장률 감독님의 작품으로 부산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경주' 때도 그랬지만, '감독님이 어떤 이야기를 할까'는 출연계기가 아니다"라며 "'감독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실까'에 대해 들을 기회가 꽤 있었다. 이 영화 또한 그랬다"라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작품을 구상하고 계실 때 함께 목포에 갔는데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 생각했다. 군산으로 장소를 바꿨다고 했을 때도 '여기에서도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구나' 싶더라"라고 자연스럽게 이뤄진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장률 감독과 박해일이 끊임없이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먼저 장률 감독은 작품 구상 중 박해일이 가장 먼저 떠올린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한국에 오면 제일 많이 만나는 사람이 박해일이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지 몰라도 가장 먼저 떠오른다"라고 웃었다.

장률 감독은 "내게 배우는 작품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되고 무엇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연기를 잘하는 배우 많지 않나. 하지만 어떤 친구들은 연기를 잘하는 방향이 하나라면, 해일 씨는 그 방향이 많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기자회견 내내 장률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한 박해일은 "감독님의 작품을 해석하려 하지 않았다. 해석하려 해도 안 된다"라며 "직관적으로 연기했고 그건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해일은 "장률 감독님은 섬세한 감정을 포착하고 배우에게는 이를 연기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신다. 배우로서 신선하고 즐겁다"라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 또한 여러번 곱씹을 수 있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한편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은 배우 이나영 주연작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 폐막작은 홍콩 원화평 감독의 '엽문외전'이다. 초청작은 79개국 323편으로 월드 프리미어 상영작은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이다. 오는 13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