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인천에 고전한 '우승' 전북, 역시 해결사는 이동국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그러니까 왜 12위에 있는지…."

K리그1은 전북 현대가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하기 전 조기 우승을 차지해 관심이 다소 식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요소요소에는 재미난 경쟁들이 있다. 3위까지 주어지는 다음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경쟁부터 잔류와 강등 싸움 등이 있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33라운드 전북-인천 유나이티드전은 극과 극의 싸움이었다. 1위와 꼴찌가 만난 경기라 더욱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전북이 유독 인천만 만나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올해도 1무1패로 열세다. 문선민을 국가대표로 만든 것도 전북전에서 김민재, 홍정호, 이용 등 국가대표급 수비진을 상대로 골맛을 봤기 때문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인천은 찬바람만 불면 좋아진다. 선발진이 참 좋은데 왜 12위에 있는지 모르겠다. 선수단 구성이 나쁘지 않다"며 경계했다.

과거를 회상한 최 감독은 "인천은 전북에 까다로운 상대였다. 전북 부임 당시 수원에 5년 동안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인천에도 마찬가지였다. 나 역시 부임 후 3번이나 졌다"며 어려운 상대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북이 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천을 만난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인천과는 ACL 원정을 앞뒤로 두고 만난다. 1.5군급으로 구성해 나간 경우도 있었다. 중앙 수비수가 다 부상 당해서 김신욱을 대체로 세운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도 마찬가지, 최 감독은 "최철순과 이용에게 '너희가 문선민을 국가대표로 만들어줬다'고 했다. 아마 오늘도 인천은 죽기 살기로 하지 않을까. 오늘도 문선민에게 실점하면 최철순과 이용을 인천으로 보내야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뚜껑을 연 경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일주일을 쉬고 복귀한 전북과 달리 인천은 A매치 휴식기 훈련에 집중했다고 한다. 인천 관계자는 "선수들 모두가 생존 본능을 믿고 있어서 집중했다. 전북에도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전했다.

인천은 전북을 거세게 압박했다. 선제골도 9분 무고사가 넣었다. 문선민이 오른쪽을 돌파해 연결한 볼이 최보경의 다리에 맞고 굴절, 무고사에게 닿아 골이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에 선발, 경기를 치르고 돌아왔지만, 결정력은 좋았다.

전북도 20분 김신욱의 헤더 골로 맞섰지만, 41분 남준재가 이용을 속이고 놀라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전북의 수비진은 인천의 의지에 금이 갔다. 최 감독은 벤치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답답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이동국, 아드리아노 등을 후반에 연이어 투입했고 34분 아드리아노의 프리킥 골로 2-2 어렵게 균형을 잡았다.

이날 경기 후에는 우승에 대한 시상식이 예정돼 있었다. 전북 입장에서는 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특히 인천을 이긴다면 5년 연속 전구단 승리라는 기록을 세운다. "즐기라"는 최 감독의 말을 선수들이 들었는지, 후반 10여분을 남기고 전북은 더욱 불타올랐다.

결국 43분 이동국이 머리로 결승골을 넣으며 3-2 승리를 안겼다. 앞서 전매특허인 발리 슈팅이 빗나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던 이동국 스스로 난제를 풀었다. 개인 통산 300골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물론 전북이 이겼지만, 인천이 왜 난적인지 보여준 한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