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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까지 따라 잡힌 K리그, 기본기가 차이를 가른다


ACL 4강 2차전, 요동친 수원에 대비된 가시마의 냉정했던 정신력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충분히 이길 기회에서 흥분을 제어하지 못했던 수원 삼성이 무승부에 울었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라는 좋은 조건이 오히려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더 호재가 됐다.

수원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에서 가시마에 3-3으로 비겼다. 1차전 2-3 패배가 너무나 아쉬웠다. 두 골을 먼저 넣고 세 골을 내리 내주는 허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서정원 감독의 사퇴로 지도력 공백이 생기면서 더욱더 어려웠다.

2차전을 앞두고 수원은 정신 무장을 단단하게 했다. 1-0으로만 이겨도 1차전 두 골의 우위가 있어 편안한 승부가 가능했다. 그러나 뻣뻣한 움직임은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고 최소 두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후반 수원은 8분 동안 내리 3골을 몰아치는 근성을 보여줬다. 서 감독이 데얀 원톱 체제에서 장신 공격수 박기동을 넣어 투톱으로 전환하면서 리바운드 볼 소유가 많아졌고 세트피스 기회도 얻었다. 공간이 넓어지면서 패스도 살아났고 임상협, 조성진, 데얀이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두 골의 여유가 있었지만, 수원은 지키지 못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수비가 문제를 일으켰다. 가시마의 물 흐르는 볼 전개를 차단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무너졌다.

무엇보다 가시마의 추격 능력이 어디서 많이 봤던 것이라는 점이다. 바로 한국 축구 고유의 스타일을 이식했다는 점이다. 경기 종료 후 가시마 오이와 고 감독과 스즈키 유마는 "하나된 팀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이겼다"고 말했다. 소위 '원팀'이 해결책이었다는 뜻이다.

가시마는 일본 팀으로는 유일하게 16강에 올랐다. K리그(수원-울산 현대)와 중국 C리그(톈진 취안젠-광저우 에버그란데)가 16강에서 서로 맞대결을 하는 대진이 짜이면서 나름대로 운도 따랐다. 물론 16강 상대가 거액을 투자하는 상하이 상강(중국)이라 부담이 컸지만, 홈에서 3-1로 이긴 기세를 원정에서 1-2로 패하고도 다득점 우선 원칙으로 돌파하는 기세를 보여줬다.

가시마는 16강, 8강을 거치면서 위기에서 육탄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결과 수원과 1차전에서는 종료 직전 골을 넣는 뒷심을 보여줬다. 리더십 부재에 그라운드 조율사가 없었던 수원에 치명타를 안긴 셈이다. 2차전도 과거였으면 충분히 흔들리며 무너지게 했던 두 골 차이를 좁히는 끈기를 보여줬다. 차분하게 수원의 허점을 패스로 찌르며 무너트렸다.

A대표팀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은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참고 뛰었다"고 쉬운 승부가 아니었음을 전했다. 정승현의 투혼은 팀 전체에 퍼졌고 수원의 피지컬을 앞세운 경기력을 끝까지 견뎌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한 A팀의 B수석코치는 "J리그 팀들도 투지나 정신력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그렇다면 기본기나 개인 능력의 차이인데 가시마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반면 수원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볼을 잃어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정확한 패스 하나만 해줬어도 가시마 수비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경기 전체를 분석했다.

이어 "이는 K리그 전체와 한국 축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중국은 거액의 투자로 A급 선수들을 영입해 차이를 좁혔고 일본은 충실한 기본기로 다시 부활하고 있다. K리그만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 같아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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