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예상과 다르게 홈런이 됐네요,"
홈런 7방을 주고 받는 화력대결에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베테랑 선수였다. '가을 남자', '가을야구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팬들로부터 들은 SK 와이번스 박정권(37)이 끝내기 홈런을 쳤다.
SK는 27일 안방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을 치렀다. 끝까지 알 수 없는 승부였다. SK가 앞서가면 넥센이 쫓아왔다. 두팀은 홈런 7방을 주고 받는 타격전을 펼쳤다.
SK는 넥센에 10-8로 이겼다. 8-8로 맞서고 있던 9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온 박정권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는 넥센 마무리 투수 김상수가 던진 3구째를 받아쳤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 순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SK 팬들과 1루측에 자리한 SK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구는 담장을 넘어갔다.
극적인 끝내기 홈런(플레이오프 통산 3번째·포스트시즌 통산 8번째)이 나왔다. 1루로 향해 뛰는 박정권도 손을 번쩍 들고 승리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이 한방으로 소속팀 승리를 견인했고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경기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홈런을 치거나 안타를 노리진 않았다"며 "1 , 2루 사이에 공간이 있어서 진루타를 노렸는데 정말 예상과 다르게 타구가 넘어가 버렸다"고 웃었다.
박정권은 "포스트시즌에서는 첫 경기 결과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넥센이 추격을 하는 바람에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었다. 그래서 걱정은 됐다"며 "앞선 9회초 수비에서 실점 위기를 잘 넘긴 것이 승리를 거둔 원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가을야구'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박정권은 "정말 재미가 있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달리 몇 경기 못하고 끝날 수 도 있고 당장 내일이 있는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며 "야구장에 나와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고 그런 면이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 재미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정권은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교체로 경기에 투입돼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는 "단기전이다보니 힘이 들어가게 마련"이라며 "평소보다 좀 느리게 가져가야한다. 힘빼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참으로서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편 박정권은 1차전 끝내기 투런포로 플레이오프 개인 통산 최다 홈런(7개)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현 KBO 홍보대사)와 홍성흔(전 두산 베어스·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마이너리그 코치·이상 6홈런)을 뛰어 넘었다.
그는 "다른 느낌은 없다. 그동안 플레이오프 경기를 많이 뛰어서 이런 기록을 세운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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