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어게인 2015년.'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첫 경기 승부가 중요하다. 기선제압을 할 수 있어 분위기와 흐름을 가져오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는 지난 4일 두산의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1차전을 치렀다. SK가 7-3으로 두산에 이겼다.
역대 한국시리즈 결과를 놓고 보면 SK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치러진 35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횟수는 25회다. SK는 확률상으로 73.5% 우위를 점했다.
그런데 최근 5년 동안으로 범위를 좁히고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살펴보면 '1차전 승리팀=우승팀' 공식이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지난 2016년 한국시리즈만 해당 공식에 맞게 진행됐다. 당시 두산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차전 승리 여세를 몰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반면 2013년과 2014년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각각 두산과 넥센 히어로즈에 1차전을 내줬으나 '마지막 승부'에서 웃었다. 지난해에도 두산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차전에서 먼저 웃었으나 내리 4연패를 당한 전례가 있다.
두산은 공교롭게도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에서 이겼을 때보다 졌을 때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더 많다. 두산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SK를 상대했다.
당시 두산은 1차전을 먼저 잡고도 뒷심에서 SK에게 밀렸다. 반대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은 4차례나 된다. 프로 원년인 1982년 삼성과 만난 한국시리즈도 그랬다. 1차전은 무승부로 끝났다. 그리고 첫 우승 주인공은 OB가 됐다.
1995년 한국시리즈도 그랬다. OB는 당시 롯데 자이언츠를 만나 1차전을 내줬다. 그러나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OB가 우승했다. 두산으로 유니폼이 바뀐 뒤 처음 한국시리즈에 나선 2001년에도 삼성에 1차전을 패하면서 기선 제압당했지만 반격에 성공했다.
두산이 1차전을 패한 뒤 시리즈 승부를 뒤집은 것은 가장 최근은 2015년이다. 두산은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접전 끝에 8-9로 졌으나 이후 2~5차전을 모두 이겨 정상을 차지했다. 김태형 감독이 소속팀 지휘봉을 잡은 첫 해이기도 했다.
SK는 그래도 두산보다는 여유가 생겼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까지 내리 잡는다면 우승 달성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선발 로테이션상 원투 펀치인 김광현과 메릴 켈리가 나올 수 있는 3~5차전을 안방에서 치른다는 점도 SK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SK는 한국시리즈 1차전 승부에 유독 약했던 고리를 지난 4일 두산전에서 끊었다. 앞서 팀이 치른 7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긴 경우는 단 한 차례였다. SK가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0년으로 당시 삼성을 만나 1차전에서 승리한 뒤 내리 4연승으로 내달렸다.
1차전 승리 기운을 이어가려는 SK와 반전 계기를 만들려는 두산은 2차전에서 각각 문승원(SK)과 세스 후랭코프(두산)가 선발 등판한다. 이번 시리즈에서 선발진 원투 펀치를 먼저 꺼낸 두산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2차전 승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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