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했던 포항 스틸러스가 최순호(56) 감독과 계속 같은 길을 걷기로 했다.
포항은 5일 최 감독의 재계약을 알렸다. 게약 조건을 비공개하면서 물음표를 남겼지만, 올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연장하기로 하면서 일련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긴축 정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집중했던 포항은 올해 3년 만에 5위로 스플릿 그룹A(1~6위) 진출에 성공했다. FA컵 결승에 오른 3위 울산 현대가 대구FC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 4위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 가능, 희망을 안고 남은 기간을 보내게 됐다.
특히 지난 4일 수원 삼성과 35라운드에서 3-1로 이긴 것이 컸다. 포항은 2015년 3월 이후 수원에 이긴 경험이 없다. 3년 8개월 만에 승리를 거두며 4위 싸움에 탄력을 받았다.
변변한 공격수 한 명 없이 그룹A에 들어간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레오 가말류가 초반에 반짝했지만, 이후 실종(?)됐다. 21세 이하(U-21) 축구대표팀을 오간 이근호가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최 감독은 수비에 안정을 두면서도 빠른 공격 전개로 상대팀을 무너뜨렸다.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존재감을 보인 채프만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어린 선수들 육성에 관심을 가졌던 최 감독은 지난 2016년 10월 포항으로 복귀한 뒤 어려운 상황에서도 육성에 집중했고 강상우, 하창래, 이진현 등을 중용하며 재미를 봤다. 내셔널리그 경주시민축구단에 있던 김지민을 영입해 활용, 인간극장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줬다.
선수들의 인성에도 신경 썼다. 축구 그 자체만 하는 것이 아닌 지식을 쌓으며 '생각하는 축구'도 강조했다.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것은 포항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최 감독의 구상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최 감독은 21세 이하(U-21) 팀 조직 등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이 뛰고 경험하는 것에 신경 써왔다. R리그(2군리그)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뒤 1군으로 올려 기회를 주는 과감함도 보였다. 포항의 자랑인 유스시스템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함이다.
포항 고위 관계자는 "명가 재건이 가장 목표라는 것을 최 감독이나 구단 모두 공감했다. 자연스럽게 재계약으로 이어졌다. 중장기 계획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며 안정 속 변화를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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