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의 호주 원정 A매치 2연전이 끝났다. 걱정으로 시작했던 2연전은 선수 발굴이라는 확실한 수확과 함께 내년 1월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대표팀은 지난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1-1로 비겼다. 20일 QASC(퀸즐랜드 육상 & 종합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4-0 대승을 거뒀다.
호주전이 끝난 뒤 불과 이틀의 휴식과 회복 후 우즈벡전을 치르는 대표팀 입장에서는 고민이 컸다. 우즈벡은 하루 더 회복 시간이 있었고 젊은 피가 많았다. 일부 주전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호주와 마찬가지로 거의 정예 자원이 나섰다.
반면, 한국은 달랐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손흥민은 11월 A매치와 아시안컵 1, 2차전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전을 거른다.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도 배려 차원에서 빠졌고 이재성(홀슈타인 킬), 정우영(알사드), 황희찬(함부르크SV),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잔부상으로 제외됐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호주전을 뛰긴 했지만, 전반 44분만 뛰고 부상으로 팀으로 복귀했다.
누수가 생긴 전력에서 더하기는 없었다. 있는 자원 그대로 활용했다. 가장 큰 걱정 중 하나였던 기성용-정우영 조합의 중앙 미드필더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따랐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희망을 발견했다. 황인범(대전 시티즌)-주세종(아산 무궁화) 듀오가 기성용-정우영 공백을 나름대로 잘 메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들을 두 경기 모두 중앙 미드필더로 내보내며 '실험'했다.
특히 황인범은 분명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파나마전에서 골맛을 봤던 황인범은 호주전에서는 수세적인 상황에서도 볼 간수를 위해 노력했다. 빌드업이라는 팀 스타일로 인해 상대와 자주 몸싸움을 벌이면서도 패스 길을 열었다.
우즈벡전에서는 남태희(알두하일)의 선제골에 미드필드를 가르는 패스를 넣어줬다. 이용(전북 현대)의 가로지르기(크로스)가 남태희의 왼발에 정확하게 닿아 골이 됐다. 경기를 쉽게 푸는 요인이 됐다. 빌드업의 중간에는 황인범이 있었다. 프리킥 등 세트피스 키커로도 예리함을 보여줬다. 믿고 쓰는 황인범이었다.
황인범은 "유럽파 형들도 있는데 호주까지 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첫 장거리 원정에 대해 전혀 부담이 없음을 강조했다. 지금은 주어진 기회에 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뜻이다.
빌드업은 황인범에게도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중요 과제다. 황인범은 "감독님은 선수가 달라져도 똑같은 패턴플레이와 빌드업을 하라고 지시하셨다. 지금껏 해온 경기처럼 했다. (박)주호형 등 베테랑들이 저나 (나)상호 등 어린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것 대신 팀이 원하는 것을 하다 보면 개인 기량도 잘 오니 욕심내지 말고 하라고 해주셨다. 팀에 녹아들어서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을 거쳐 A대표팀까지 올라온 황인범이다. 그는 "A대표팀에서 기회를 얻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운이 좋게 계속 기회를 받고 있다. 경기에 조금씩 뛰는 것이 (김민재, 이진현, 나상호 등) 선수들에게 도움 된다. 저 역시도 더 큰 동기부여가 생긴다.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 감사한 시간이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약속했다.
대전으로 복귀하는 황인범에게는 K리그2(2부리그) 플레이오프에 뛰어야 하는 등 과제가 남아 있다. 그는 "PO도 잘 치르고 12월 소집이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아시안컵 승선에 대한 욕심도 은근히 숨기지 않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